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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궁민(窮民)연금 : 다가오는 세대간 전쟁

번호 : 6

글쓴이 : 미국투자분석가 윌리엄스털링

작성일자 : 2004/07/07

보스턴 대학교의 로렌스 코틀리코프 교수는 이른바 ‘세대간 회계' 라는 분석기법을 개발해냈다. 그는 기본적으로 앞서 소개한 CBO 분석에 쓰인 것과 동일한 자료를 활용해 정부지출 부담이 각기 다른 세대간에 어느 정도씩 분배되는지를 추정했다. 그가 1994년 계산한 바에 따르면, 미래 세대들은 평생토록 82%의 실효세율을 적용받아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비부머들이 대량으로 은퇴하기까지는 아직 10년여의 시간이 남아 있다. 하지만 벌써부터 국민연금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는 심하게 금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최근 국민연금자문위원회까지도 국민연금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도가 ‘유례없이 저급한 수준’에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1994년에 실시했던 설문조사에서도 보면 미국의 젊은이들 가운데 비행접시(UFO)의 존재를 믿는 사람이 은퇴 후 국민연금으로부터 단돈 1달러라도 받을 것이라고 믿는 사람보다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의 부족한 재원을 마련하는 일은 다단계 피라미드를 구축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하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신문기사들과 방송 프로그램들이 국민의 마음속에 의식적으로나 무의식적으로 깊이깊이 파고들어 새겨진 것임에 틀림없다.

우리는 UFO가 과연 존재하는지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없다. 하지만 국민연금제도가 어떤 방식으로건 가까운 미래에 ‘손을 봐야’ 할 대상이라는 점에 있어서 거의 의심치 않는다. 즉 머지 않아 연금혜택이 깎이고 갹출금이 상향조정되고, 또 연금수령 개시연령이 70세로 늦춰질 것을 의심치 않는다. 국민연금의 장기적 재정여건을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범국가적 논의는 이미 시작된 상태이고, 양 정당의 지도자들은 그럴듯한 해결방안을 조만간 내놓아야만하는 압박감을 크게 느끼고 있다.

국민연금 문제와 관련해 정치권 내에서는 그것을 입에 담는 것만으로도 자살행위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 그러나 실제로 양당의 정치가들은 이 문제에 이미 발을 들여놓은 상태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한쪽도 상처받지 않고 있다. 이런 일은 벌써 1983년에 발생했다. 이때 미의회는 베이비부머들의 국민연금 수급액을 현재가로 따져서 무려 1조2천억 달러나 삭감하는 내용의 법을 통과시켰다. 이는 대부분 베이비부머들의 경우에 적용되는 사항으로서 이때 베이비부머들의 연금수령 개시연령이 65세에서 67세로 상향조정됐다. 또 일찍 은퇴하는 사람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대폭적으로 삭감됐으며, 일부 혜택의 경우는 갑자기 무거운 세금철퇴를 맞게 됐다.

보스턴 대학교 경제학과의 로렌스 코트리코프(Laurence Kotlikoff)교수가 지적하듯이 1983년의 국민연금 수혜기준 변경은 1980년대 10년 동안 추가된 연방정부 빚의 5분의 4가 넘는 액수만큼이나 되는 정부 부담을 덜어낸 것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믿고 있는 것과 달리 1980년대의 재정정책은 후손에게 엄청나게 많은 추가적 부담을 지우는 아주 무책임한 것이 아니었다. 그런 일은 1960년대와 70년대 대폭 확대된 복지형 지출 프로그램들, 예컨대 국민연금이라든지 노인을 위한 의료보험 등의 확장에서 이미 비롯된 일이었다.

다시 말해 재정적자와 관련해 언론들이 연일 쏟아내던 수많은 질책에도 불구하고, 1980년대 레이건 대통령 시절에야말로 보수적 재정운영을 향한 결정적 방향전환이 이뤼졌던 것이다. 베이비부머들이 1983년 당시 아직도 20대 내지 30대 초반의 나이에 있었던 관계로 의회는 거의 아무런 저항 없이 그들의 미래 복지혜택을 삭감해내는 개가를 올릴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 베이비부머들의 머리가 희끗희끗해지는 상황에서 이들의 은퇴 후 혜택에 대해 논의하는 것은 그리 쉽지 않은 일이 됐다. 베이비부머의 우두머리, 빌 클린턴 대통령을 비롯해 부머들은 1980년대에 비해 이 문제에 대해 한층 더 정치적으로 연루돼 있다. 미하원 의원들의 대다수가 베이비부머들이기도 하다. 국민연금을 가급적 현 체제 그대로 유지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있어-우리의 입장은 이와 다른데-희소식이 있다면 아직도 다양한 형태의 기술적 개편의 여지가 없지 않다는 점이다. 즉 물가인상률만큼 연금지급액도 자동으로 높여지도록 해놓은 생계비 연동제의 강도를 다소 낮추고 연금수령개시연령을 더 늦추는 등의 방법이 있는 것이다. 이런 류의 찔끔찔끔 국민연금 ‘손보기’는 다음 몇 년 내로 시행될 가능성도 높다. 이런 미봉책들은 현재 2032년으로 예견되는 국민연금제도의 부도사태를 최소한 좀더 먼 미래로 내몰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런가 하면 정부가 국민연금기금을 주식에 투자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도 진지하게 논의되고 있다. 이는 연금기금의 운용 수익률을 지금보다 더 높여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삼척동자도 아다시피 주식투자가 장기적으로 항상 다른 어떤 투자수단보다도 더 높은 수익을 남겨주었다는 경험칙에서 나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이로써 주식시장이 결국 정점을 찍고 하락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견해로는 이것이 프라임타임을 맞아 앞으로 한동안 더 불붙을 미국 주식시장에 기름을 끼얹는 것과 같다고 본다. 물론 정치권에서는 정부가 거의 모든 주요 미국기업들의 대주주가 되려 한다는 흑색선전이 난무할 것이다.

그런데 이보다 더 좋은 얘기로, 국민연금을 부분적으로 민영화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이는 미국민들이 자기 소득의 일부가 알량한 국민연금 ‘신탁’기금이라는 블랙홀로 빨려들어가 어디론가 홀연히 사라지는 것을 그냥 무기력하게 바라보던 것에서 다소나마 자기 돈에 대한 통제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이것이 올바른 방향으로의 중대한 첫걸음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하면 국민연금 시스템 전체를 공공의 감시하에 두게 될 뿐만아니라 대부분 부머들에게 훨씬 높은 수익이 돌아가게끔 할 수 있을 것이다.

나중에 설명하겠지만 국민연금을 민영화하고 완전한 적립식으로 바꾸는 것은 예산운용의 시각에서 봤을 때 더 값비싼 대가를 치르는 것처럼 여겨진다. 그러나 시행 초기에는 오히려 개악인 듯 여겨지는 이 같은 개혁이야말로 실제로 잘못된 처사가 보다 더 훤히 드러나도록 하고, 방만하고 무모한 정부 지출 프로그램들을 더 잘 견제하도록 하는 길이다.

타이타닉 유람선
자, 그렇다면 우리는 비록 빅 칠 기간중의 집값과 주식값에 대해서는 매우 비관적이면서도 인구 고령화 문제에 대한 정부 대응은 잘돼갈 것으로 낙관해도 되겠다 싶다. 맞는가?
아니다. 문제는 오늘날 국민적 주목 대상이 된 국민연금 시스템의 부실화 문제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뿐이라는 것이다. 관련 자료를 세밀히 연구한 경제 전문가들에 따르면 국민연금의 재정파탄문제는 다가오는 고령화로 인해 발생할 총체적 재정문제의 15% 정도밖에는 안 된다고 한다. 15%는 바로 수면 위로 나타난 빙산의 노출부위 정도와 일치한다.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일이지만, 이보다 더 큰돈이 들어갈 곳은 베이비부머들이 은퇴한 후 급증하게 될 의료비다. 연금 컨설팅 회사인 왓슨 와이얏(Watson Wyatt)에 따르면, “베이비부머 세대의 고령화로 인해 미국 의료 서비스 체계는 휘청하게 될 것이다.” 나이를 기준으로 국민연금 수혜자가 될 수 있는 사람들은 누구나 종국적으로 메디케어, 즉 노령자에 대한 정부부조형 의료보험제의 수혜자가 될 것이다. 이에 따라 현재 전체 인구의 14%인 메디케어 수혜자는 2030년 22%로 늘어날 것이다. 1인당 의료비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임을 감안할 때 GDP 대비 메디케어 지출액은 현재의 2% 안팎에서 2030년~2050년 기간중 7% 내지 8%로 늘어날 것이다.

그러나 국민연금에 대해 쏟아지는 지대한 국민적 관심에도 불구하고 고령자를 위한 메디케어와 빈민을 위한 메디케이드의 재정부실 문제는 현재 전혀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다. 그러니 유권자들은 국민연금 문제에 대해 성공적으로 대처했다는 향후 정치권의 떠들썩한 자축연이나 다음 몇 년간 지속될 재정흑자에 현혹돼선 안 된다. 그보다는 정치가들로 하여금 국민연금과 메디케어, 그리고 메디케이드의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하도록 종용해야 한다. 그리고 여기서 더 나아가 정치가들로 하여금 “우리의 아이들에게 얼마나 많은 세금을 물릴 것인가?”의 문제에 대해 직설적인 답을 내놓으라고 다그쳐야 한다.

인구의 고령화가 미국의 값비싼 사회보장 프로그램들에게 미칠 영향을 추정한 가장 믿을 만한 예측 시나리오들은, 불행히도 한결같이 미국이라는 유람선이 빙산을 향해 돌진하고 있는 형국임을 말해준다. 타이타닉 호의 고위 의사결정자들이 그러했듯이, 미국의 고위 의사결정자들 역시 지금 미국이란 배의 맨 꼭대기층 갑판에 서서 포도주와 여자, 그리고 여흥을 즐기고 있는 모습이다. 만족스런 인생과 미끄러지듯 나아가는 순탄한 항해에 스스로 흐뭇함에 빠져, 불길한 사태를 미리 내다보고 초주검이 된 기관원들의 숨가쁜 보고를 이들은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고 있다.

항해기능사들은 확실히 안절부절하고 있다. 예컨대 1997년 3월 의회예산국(CBO : Congressional Budget Office)은 <장기적 예산 압력과 정책 대안들>이라는 언뜻 보기에 별 대수롭지 않은 제목의 보고서를 발간했다. 전형적인 예산담당 관료들의 회색빛 언어로 작성된 이 보고서는 인구 고령화의 냉엄한 사실을 개괄적으로 정리, 요약하고 있다. 즉 은퇴자들은 갈수록 늘어나는 반면 이들을 먹여살릴 근로자 수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고, 국민연금이나 메디케어 등의 사회부장성 지출은 갈수록 늘어난다는 얘기들이다. 다시 말해 이 보고선느 우리가 지금 이 책에서 얘기하고 있는 빅 칠 시나리오와 동일한 비관적 상황판단을 제시하고 있다.

이 CBO 보고서는 베이비부머들이 나이를 먹음에 따라 국민연금 지급액이나 노령자 의료비부조액이 얼마나 늘어날 것인지 그 합리적인 추정치를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다음 세기 첫 50년 동안 미국경제가 어떤 양상을 띠게 될지 다양한 시나리오를 제시하며 각각의 경우 정부재정을 세밀하게 계산했다. 이들 시나리오는 현재의 상대적으로 관대한 복지 프로그램들이 큰 변화 없이 유지될 경우를 가정했다. 그 결과는 경악할 만한 것이다.

거의 모든 시나리오에서 다음 10년간, 즉 베이비부머들이 취업상태에 있는 동안에는 나라 살림이 그럭저럭 꾸려져나갈 것으로 나타났다. 1997년 결산 결과 예산작성 당시 기대했던 것보다 재정상황이 좋게 귀결된 것에 대해 이 보고서는 “개선된 단기 예산전망은 장기 전망까지도 밝게 해주고 있다”면서 최근의 경제여건 변화는 “어떠한 심각한 재정위기도 이로써 약 7년에서 10년 후의 일로 미뤄지게 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는 좋은 소식이라고 할 것이다. 왜냐하면 이는 즉 미국의 프라임타임에 대한 우리 자신의 낙관적 시나리오를 뒷받침해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생각하기조차 끔찍한 미래

그러나 CBO의 보고서는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 보고서는 부머들이 대거 은퇴하기 시작하는 시점 이후의 빅 칠 기간에 대해 계속해서 다음과 같이 쓰고 있다.

현행 예산정책에 아무런 변화도 있지 않을 것이라는 가정하에 각종 시나리오에 대해 검토해본 결 과 정부 빚이 다음 40년간 사상 유례가 없는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게다가 연방정부 의 빚이 금리를 밀어올리고 경제성장을 둔화시킴에 따라 이자지급비용이 연방정부 지출액의 갈수 록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종국적으로는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견된다. 결국 국민 모두가 부담해야 할 공공부채의 총액이 경제가 도저히 지탱하지 못할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를 쉬운 말로 풀어쓰자면, 베이비부머들이 정부의 사회적 안전망을 붕괴시킴에 따라 예산적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 채권 및 주식시장이 무너지게 되고 생활수준이 수직 추락한다는 것이다. 이는 바로 독자 여러분 자신의 금전사정에 대한 종말론과 다름없다.

CBO 보고서에 나와 있는 그래프들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그래프에 인용한 것처럼 경제규모 전체에서 차지하는 연방정부의 빚 비중은 2030년부터 2040년 사이 아예 도표의 외곽선 밖으로 이탈하는 지경이다. CBO의 표현을 빌리자면 이 같은 예측은 “현행 예산 정책은 지탱불가능하며 이를 그대로 유지하고자 함은 경제를 심각하게 손상시킬 것”이다. 냉혹한 결론이다.

연방정부의 빚이 국민총소득의 300% 이상으로 솟구쳐오를 것임을 보여주는 그래프의 곡선들은 기본적으로 베이비부머들의 은퇴 기간중 재앙급 경제위기가 올 것임을 예고한다. 관료사회의 전형적인 무덤덤한 표현을 일상생활 용어로 풀어 얘기하자면, CBO는 이미 1997년에 “경제 파탄이 다가온다”고 절규한 셈이다. 그리고 최근 진행되고 있는 사회보장제도의 문제 해결 노력은 문제의 심각성과 비교할 때 마치 가라앉는 타이타닉 호에서 갑판 위의 의자들을 재정렬하는 정도에 불과한 것이다.

CBO의 분석자료에 같이 첨부돼 있는 도표들 가운데 우리가 또 한가지 주목해볼 만한 것은 국민 1인당 실질 GNP의 미래 추정곡선이다. 이는 미국 국민의 전반적인 생활수준을 보여주는 좋은 지표이다. 현재 미국경제는 국민 1인당 약 2만7천 달러의 제품과 서비스를 생산해내고 있다. 그런데 빅 칠 기간에 이르러 CBO의 도표들은 이 생활수준이 하락하기 시작하더니 급기야.....아예 없어져버리는 형상을 하고 있다. 깨알같은 글씨로 눈에 띄지 않게 붙어 있는 주석은 이에 대해 “국민 1인당 실질 GNP의 전망곡선은 공공부채가 GNP의 300%를 넘어서는 경우 생략함”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는 쉬운 말로 만약 정부 빚이 CBO의 분석처럼 폭발적으로 늘어나도록 방치된다면 미국 국민의 생활수준은 제3세계 수준으로 급속히 추락해버릴 것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이 부분은 계산이 안 돼서가 아니라 너무나 충격적이기 때문에 생략된 것이다!

물론 CBO는 이런 시나리오가 앞으로 미국경제와 정부 빚에 일어나게 될 사태를 예보하는 것이 아님을 강조하고 있다. 이들은 그저 현행 정책이 21세기에도 그대로 맹목적으로 답습될 때 일어날 수 있는 가상적 사태를 보여줄 뿐이라는 얘기다.

이 보고서가 시사하는 것은 따라서 모종의 고통스런 시정작업을 하는 수밖에는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CBO는 이와 관련해 “정책당국자들은 정부 빚이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기 전에 모종의 필요한 시정조치를 취할 것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정부 빚이 워낙에 빨리 커져 순식간에 통제불능의 사태로 번질 수 있는 바, 정책당국자들은 위기 임계점에 이르기 훨씬 전에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CBO가 이 정도로 경고했으니 우리는 모두 한숨 놓아도 될 성싶다. 시정조치가 곧 가해질 것이 아니겠는가? 필요한 대응책이 속속 시행에 옮겨질 것이다. 그렇지? 휴!

파멸의 데모그래픽스

그렇다면 몇 가지 사소한 의문들만 남게 된다. 그 ‘시정조치’란 것은 얼마만한 정도이어야만 하는가? 실제로 누가 그 ‘필요한 대응책들’을 시행에 옮길 것인가? 정부 빚이 ‘위기 임계점’에 도달하기까지 얼마나 시간이 남아 있는가? 등등.

첫 번째 질문은 가장 답하기 쉬운 것이다. 필요한 시정조치는 그야말로 엄청나다. 뿐만 아니라 복리로 붙는 이자셈법에 따라 이 시정조치가 늦으면 늦을수록 그 대가는 더욱 더 고통스러울 것이다.

캘리포니아 버클리 대학교의 앨런 아우어바흐(Alan Auerbach) 교수는 지난 수십 년간 바로 이 문제에 대해 연구해온 사람이다. 재정정책에 관한 한 미국의 으뜸가는 전문가의 한 사람인 그는 1997년 미국 재정을 안정시키기 위해 영구히 삭감해야 할 정부지출액이(또는 영구히 늘려야 할 세금징수액이) GDP의 약 5%, 액수로는 약 3천7백50억 달러라고 추정했다.
이 액수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생각해보자. 일반적인 불경기가 닥칠 경우 실질 GDP는 통상 2% 정도 하락한다. 이 정도의 소동만으로도 보통 사람들의 생활형편은 아주 고통스럽게 된다. 실업자가 쏟아지고, 경각심을 환기시키는 언론 보도와 논평이 봇물을 이루며, 현직 대통령은 크나큰 정치적 수세에 몰리게 된다.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이 1992년 대통령 선거에서 패배했던 것도 그 직전 최고조의 경기와 최악의 침체상황 사이 2%의 경제위축에 따른 바 컸다.

이런 상황에서 도대체 어떤 정치가가 자발적으로 GDP의 무려 5%나 되는 지출삭감 또는 세수증대를 주도할 만큼 용감할 수 있단 말인가? 이는 연방정부 총지출액의 무려 약 25%나 되는 엄청난 액수다. 이만한 액수의 정부예산이 영구적으로 삭감됐다고 했을 때 일어날 사태를 상상해보라. 수많은 정부사업이 해체, 폐지되고, 수많은 연방 정부 공무원들이 영영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다. 만약 이런 사태를 원치 않는다면 그 대신 개인소득세율이 거의 60%까지 치솟고 법인세율은 50%까지 올라야 한다.

이런 규모의 파장을 몰고 올 사안을 정치가들이 접할 때 그 첫 반응은 한결같이 “그런 문제는 누군가 다른 사람이 훗날 처리하도록 하라”는 것일 것이다. 정치가들의 행동반경은 다음번 선거 이후를 넘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자연히 거의 모든 정치가들은 베이비부머들이 은퇴하기 시작하는 순간까지 어떤 조치가 필요할 것인지 좀더 두고보자는 태도를 취할 것이다.

아우어바흐 교수는 만약 정치가들이 2017년까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기다릴 경우 관련 비용은 GDP의 7%에 상당하는 영구적 예산 삭감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한다. 다시 말해서 우리가 그저 기다리기만 한다면 미국의 부채폭발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추가적으로 해마다 GDP의 2%만큼에 해당하는 영구적 ‘조정’이 필요할 것이란 얘기다.

해결을 지연시키면 어째서 그 비용이 이토록 높아지는가? 그 기본적 이슈는 이것이다.
베이비부머의 은퇴 후 생계유지비를 국가 전체적으로 어떻게 조달할 수 있겠는가? 이에 대한 답변은 개인의 경우를 생각해보면 쉽게 생각해낼 수 있다. 누구든 일찍부터 저축을 하기 시작하면 매년 조금씩이나마 좀더 많은 여유자금을 비축해둘 수 있고, 이는 이자가 이자를 낳는 복리중식법에 의해 훗날 한결 더 많아지게 된다. 만약 55세 은퇴 시점에 이르러서야 저축을 시작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관련 재산을 모을 시간적 여유가 적기 때문에 훨씬 더 과격하게 허리띠를 졸라매야만 한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가 드디어 국민연금의 문제를 시정하고, 정부예산도 향후 수년에 걸쳐 건전하게 유지한다고 치자. 이는 현재 상황으로 보자면 가능한 일인 듯 하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아우어바흐의 연구결과는 GDP의 3%에 해당하는 군살을 영구히 뺄 필요가 있음을 지적한다. 다시 말해 바로 지금 당장 아주 고통스런 불황을 또 한차례 겪어야만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미래에 훨씬 더 큰 부담을 후손들에게 지우게 된다.

젊은 일꾼에게 미뤄버려라

이제 우리는 빅 칠 기간중 겪게 될 정부재정 문제가 얼마나 심각할지에 대해 이해했다. 이제는 누가 이 부담을 질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보자.

이 문제와 관련해 보스턴 대학교의 로렌스 코틀리코프 교수는 이른바 ‘세대간 회계(generational accountion)\\\\\\\' 라는 분석기법을 개발해냈다. 그는 기본적으로 앞서 소개한 CBO 분석에 쓰인 것과 동일한 자료를 활용해 정부지출 부담이 각기 다른 세대간에 어느 정도씩 분배되는지를 추정했다. 그가 1994년 계산한 바에 따르면, 미래 세대들은 평생토록 82%의 실효세율을 적용받아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오페라에서의 하룻밤(A Night at the Opera)\\\\\\\' 에 나오는 인물, 그로초 막스(Groucho Marx)를 연상시킨다. 어느 부유층 여사를 저녁식사에 초대한 그는 그로서는 도저히 감당하지 못할 대금청구서에 직면하게 된다. 화가 난 그는 분연히 일어나 그 대금청구서를 상대방에게 건네주며, “이건 말도 안돼! 내가 당신이라면 절대로 지불하지 않을 것이오!” 하고 선언하고는 재빨리 레스토랑을 빠져나갔다.

코틀리코프의 연구는 미국 재정정책이 지탱 불가능한 행보를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또 다른 효과적 방법이다. 부머들에게 있어 이는 간단한 선택을 의미한다. 더 많은 세금부담과 더 낮은 미래 혜택을 일찌감치 선택하든지 아니면 은퇴 후 가혹한 사태를 직면하든지 둘 중 하나인 것이다. 젊은 세대들에게 있어 이는 후세대로 진행해 갈수록 받는 혜택에 비해 가속적으로 더 많아지는 세금부담을 뒤집어씌우는 것을 의미한다.

누구나 상상할 수 있는 것이지만 코틀리코프 교수가 말하는 82% 실효세율은 실현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 정치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타협을 이끌어내도록 설계돼 있기 때문이다. 만약 이 문제의 관건이 은퇴자가 받는 혜택 폭을 줄이고 현직 근로자들의 세금을 올리는 것이라면 우리는 양쪽에서 모두 조금씩 양보를 얻어내는 방향으로 문제를 해결할 것이다. 또 만약 이 문제의 관건이 부자들이나 중산층, 또는 가난한 사람들 가운데 누구에게 더 과중한 세금을 매길것인가라고 한다면 이에 대한 대답은 모두로부터 다 더 걷으라는 것이 될 것이다. 만약 문제의 관건이 지금 고통을 감수할 것인지 아니면 우리의 자녀들에게 고통을 넘겨줄 것인지의 여부라고 한다면 그 해답은 고통을 분담시키라는 것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 세상에 왜곡되지 않은 정치 시스템은 거의 없다. 앞서 지적했듯이 중년 유권자들과 노인 유권자들은 정책 의사결정에서 상대적으로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경향이 짙다. 이들이 젊은이들보다 훨씬 높은 빈도로 투표권을 행사하기 때문이다. 이는 베이비부머의 경우 특히 그렇다. 전체 인구 가운데 절대우위를 점하고 있는 이들이 늙어갈수록, 노인 인구집단의 영향력은 매번 선거에서 갈수록 더 커질 것이다. 늙어가는 부머들이 자신의 복지혜택이 삭감되는 것을 막기 위해 더욱 더 치열하게 투쟁함에 따라 관련 부담은 그들의 자녀세대, 그리고 손자세대로 넘겨질 것이다.

간단히 말해 우리의 정치 시스템 속성상 이 문제는 부머세대가 X세대에게 바가지를 씌우고, X세대는 또 그보다 더 젊은 후손들에게 더 한층 가혹한 바가지를 씌우는 식으로 해결돼나갈 가능성이 크다. 물론 이들이 짊어지게 되는 부담의 대부분은 은퇴한 베이비부머들을 돌보는 용도로 다 쓰일 것이다. 이런 연유로 많은 분석가들은 빅 칠 기간중 세대간 전쟁이 발발할 것임을 잇따라 경고해왔다. 그리고 바로 이때 고통스런 재정상의 시정작업이 드디어 불가피한 현실로 부각될 것이다.

우리의 추측으로는 다음 10년 동안 우리 정치 시스템은 복지비 지출문제의 3분의 1 내지 2분의 1 정도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시정작업의 대부분은 베이비부머들이 은퇴하기 전 그들이 무엇을 잃게 되는지 미처 다 파악하기도 전에 후다닥 부머들의 연금혜택을 줄이는 방향으로, 즉 상대적으로 덜 피곤한 방법으로 취해질 것이다. 이런 조치들은 그나마 위기사태를 심각하게 생각할 줄 아는 정치가들이 가장 손쉽게 취할 수 있는 것들이다.

그러나 이런 시나리오하에서도 여전히 GDP의 3~4%에 해당하는 대규모 예산 삭감 조치가 부머들이 은퇴한 연후에 취해질 수밖에 없다. 이런 조정작업은 당연히 훨씬 고통스럽고 정치적으로도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때쯤 되면 손쉽게 달상할 수 있는 선택들은 다 고갈돼, 매우 민감한 사안을 건드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부머들에 대한 의료 서비스 혜택을 줄이고 자녀세대와 손자세대들의 세금을 대폭 올리는 역겨운 작업들만 남게 될 것이다.

언론인 크레이그 카플은 이 상황과 관련해 급기야 왕년의 부유했던 여피(Yuppies)들이 ‘깡통을 찾아 쓰레기 매립장을 뒤져 남은 찌꺼기 음식을 먹고 폐품을 수집해 파는’ 상황에 처할지 모른다는 상상력 풍부한 얘기로 엮어내고 있다. 그는 이들은 결국 이른바 ‘덤피(dumpies)\\\\\\\'로 전락할 것으로 예고하고 있다. 이는 ’궁핍한 준비 안 된 성숙한 사람들(Destitute Unprepared Mature People)\\\\\\\'의 약자다.

물론 이런 시나리오는 아마도 너무 극단적이라고 하겠다. 왜냐하면 다른 현대 산업선진국들로서 미국이 취해야 할 정도의 대규모 재정조정을 성공적으로 이룩한 나라들도 있기 때문이다. 비근한 예로 이탈리아와 스웨덴이 있다. 이들의 재정지출 감축은 분명 극도로 고통스런 것이었지만 재앙이라고는 하기 힘든 것들이었다.

하지만 이런 종류의 구조조정은 거의 틀림없이 상당한 분쟁을 낳을 것이다. 부머들이 나이 먹어감에 따라 미국 정치계 역시 지금보다 훨씬 더 양극화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부머 정치인들로서 저축이 부실한 노인들에 대해 관대한 복지혜택을 그대로 유지하고자 하는 사람은 대단한 지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은퇴한 부머들을 위한 세금인상에 반대하는 것을 전공으로 하는 젊은 정치인들 역시 대성하게 될 것이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앨런 그린스펀 의장은 최근 국민연금과 메디케어 프로그램의 재정문제에 대해 해법을 빨리 찾지 않으면 심각한 정치적 내홍사태가 초래될 것이라고 의회에 경고했다. 그는 “이 같은 사태는 사회를 극도로 불안하게 만들 것” 이라며 “은퇴하는 과정에 있는 사람들과 그때 당시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극렬한 분쟁이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부유한 부머들의 도피행각
만약 노인 부머 정치인들과 젊은 도전자들 사이에 세대간 전쟁이 발발한다면 양측은 우선적으로 그 모든 세금부담과 혜택감축의 손해를 짊어질 공동의 적을 찾게 될 것이다. 즉 부유한 부머 은퇴자들이다. 부머들이 대부분 은퇴하고 나면 세금납부자는 상대적으로 적어질 것이고, 그러면 정치인들은 근로소득에 대한 세금부과에서 점차적으로 자본소득 또는 보유재산에 대한 세금부과로 공격대상을 전환하려 할 것이다. 이들의 동기는 윌리 서튼(Willie Sutton)과 유사할 것이다. 윌리 서튼은 은행강도로서, 그는 어째서 은행강도짓을 했느냐는 질문에 “왜냐하면 돈이 있는 곳이 바로 그곳이니까요”라고 답했다.

부유한 부머들에 대한 복지혜택 감축은 이른바 필요성 검증이란 절차를 통해 손쉽게 달성될 수 있다. 즉 은퇴 후를 위해 얼마간의 재산을 모아둔 사람에 대해서는 복지혜택의 수령 필요성이 없다는 판정하에 혜택이 삭감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미래 정치가들은 이자소득 ㆍ 배당소득 ㆍ 양도소득 ㆍ 기업이윤 등 은퇴한 부머들의 핵심적 소득원천에 대해 세금을 더 징수하려고 눈을 부라릴 것이다. 근로소득에서 별 재미를 보지 못할 각 지방자치단체들은 호화주택이나 집을 두 채 이상을 가진 사람들에 대해 부동산 특별부가세를 매기려 들 것이다. 초기의 베이비부머들이 대거 죽기 시작하면 정치인들은 또 아직 남아 살아 있는 부머들의 세금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부동산 관련 세금을 더 한층 높이려 들 것이다. 이는 또한 다수의 부동산이 매매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기도 하다.

개미와 베짱이에 대한 이솝 우화는 은퇴한 부머들에게 딱 들어맞는 얘기가 될 것이다. 긴긴 겨울을 위해 늘 긴축하고 저축에 부지런했던 사람들은 저축할 수 있었음에도 하지 않은 사람들 몫까지 결국 대신 부담해야 하는 형벌에 처해질 것이다. 국민연금 전문가인 유진 스토이얼(Eugene Steuerle)과 존 바키야(Jon Bakija)는 이와 관련해 이렇게 지적했다.

“A, B, C라는 평생 총소득이 똑같은 세 명의 납세자가 있다. 이중 A와 B만이 자신의 은퇴를 대비해 저축을 했다. 여기서 다시 B는 자식에게 자신의 저축을 물려주었다고 가정하자. 그러면 가장 손해볼 사람은 A다. 그는 결국 B와 C를 위해 열심히 저축한 재산을 일부 내놓도록 강요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분명히 불공정한 일이다. 게다가 효율 왜곡도 매우 심각하다. 더 많이 저축한 사람은 은퇴 후 받게될 자신의 몫을 줄인 셈이 된다. 더 열심히 일했지만 이는 결국 세금부담만 늘려 자기 자신이 아니라 남 좋은 일만 하는 셈이 된다.”

이에 따라 우리는 빅 칠 기간중, 은퇴한 부유한 베이비부머들 사이에서 세금회피 노력이 급증할 것으로 본다. 하지만 합법적이고도 논리적인 선택의 여지는 별로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들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 즉 젊은 세대들과 금전적으로 쪼들리는 부머들이 모두 세원 찾기에 눈이 벌건 정치인들과 한통속이 되어 이들을 집중 공략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기존 세법에 남아 있던 세금절세방안들이 다 사라져버리고, 동시에 동산, 부동산 가릴 것 없이 모든 재산에 대한 새로운 세금들이 잇따라 신설될 것이다.

빅 칠 기간중 해외로 도피해 세금을 피하는 기법들 역시 무수히 개발될 것이다. 이는 대부분 컴퓨터 암호기술을 활용할 것이다. 해독 불가능한 디지털 암호를 통해 은퇴한 부머들은 외국에 도피시킨 재산을 국세청의 감시망을 피해 사이버스페이스로 도피할 것이다.

이런 위험요인을 인식한 미국정부는 벌써부터 강력한 암호기술 판매를 규제하려 노력중이다. 그러나 이런 정부측 노력은 미국 제계의 강력한 반발을 사고 있다. 그들은 인터넷 상거래가 활성화되려면 강력한 암호기술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 이슈는 주시해볼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외국의 조세 피난처를 쉽게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은 21세기 산업국가들 전반에 걸쳐 정부의 지출능력에 상당한 타격을 안겨줄 수 있기 때문이다. 베이비부머들이 늙어가는 과정에서, 지극히 부담스러울 뿐만 아니라 강요하기 어려워지는 세금 시스템은 실제로 붕괴될 위험이 농후하다.

인종변수, 이민자변수

베이비부머의 은퇴 시기, 변화하는 미국의 인종별 인구비중은 또 다른 정치적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전체 인구 중 백인의 비중은 1990년의 대략 75% 수준에서 2050년, 가까스로 50%를 넘는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소수민족 인구집단들이 상대적으로 더 젊은 편인데다 백인들에 비해 출산율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사회학자 스티브 머독(Steve Murdock)이 얘기하듯, 2050년까지 “미국의 인구구조는 갈수록 백인 노인들이 소수민족 젊은이들에 의존해야 하는 양상이 될 것”이다.

이에서 비롯될 훗날 정치적 투쟁의 전초전은 이미 시작된 것이나 다름없다. 라울 로리 콘트레라스(Raoul Lowery Contreras)라는 사람이 운영하는 한 인터넷 사이트는 최근 ‘늙어가는 백인 미국인에 의한 내 히스파닉 조카들의 노예화 현상’이란 문제를 제기했다. 국민연금 자문위원회의 한 보고서에 대한 논평에서 콘트레라스 씨는 “대부분 멕시코 태생인 미국 내 히스파닉 인구는 향후 베이비부머를 위한 국민연금 갹출금에 의해 노예로 전락하고 말 것인가?” 라고 묻고 있다. 현재로서는 극소수 사람들의 시각에 불과한 이런 주장은 빅 칠 기간동안 광범위한 사람들 사이에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빅 칠 기간에 중요한 정치적 이슈로 부각할 것으로 이민을 또한 꼽을 수 있다. 미래 젊은 근로자 부족사태의 한 해결책으로서 이민이 자율화될 가능성이 있는데, 이로써 국내에선 베이비부머들이 은퇴하고 절대노동력이 줄어드는 가운데 외국인 근로자들이 대거 유입돼 들어올 수 있다. 이는 미국의 기존 이민정책이 크게 변화되도록 할 것이며 이때 유입되는 이민자의 물결은 19세기 말 20세기 초에 일어났던 이민자들의 물결과 맞먹을 수 있을 것이다.

간단히 말해서 은퇴한 부머들은 세대간의 전쟁을 직면하게 될 뿐만 아니라 동시대인들간의 세대 내 전쟁에도 휘말릴 것이다. 여기다 폭락세를 거듭하는 금융시장에, 사회를 분영양상으로 몰아갈 수 있는 인종관련 정책들과 이민관련 정책들이 겹쳐질 것이다. 이 모든 것은 빅 칠 기간중 미국 정치 시스템에 엄청난 부담을 안겨줄 것이다. 과연 이런 부담이 중대한 정치적 지진사태를 빚을 것인지, 아니면 단지 자그마한 진동을 여러 차례 촉발시키고 말 것인지는 두고볼일이다.

미국경제를 알아야 성공이 보인다/도서출판 창해/137-158면/미국의 투자분석가 윌리엄스털링, 스테펀웨이트 공저/ 현재 절판된 도서이므로 도서관에서 빌려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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