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돈을 쓰는 국가, 영수증 없이 쓴다면?
가려진 세금, 특수활동비
우리 대한민국 국민의 세금이 어디에 어떻게 사용되는지 궁금하실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알고 싶어도 알 방법이 없는 비용이 바로 특수활동비입니다.
기획재정부가 발간한 2015년도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 집행지침에 따르면, 특수활동비란 기밀 유지가 요구되는 국정수행활동에 드는 비용을 말합니다. 정보 및 사건 수사 등 이에 준하는 활동에 필요한 경비들을 말하는 것입니다. 이 중에서 국회의장단, 국회 상임위원장, 정치 여야 원내 대표가 수령하는 일체의 비용이 포함되며, 급여 이외의 비용으로 국회를 비롯해 검찰, 국방부, 경찰 등 정부 각 부처뿐만 아니라 국가정보원에서 특수활동비를 지원받아 사용하고 있습니다.
“납세자는 정말 궁금합니다.”
국민의 세금으로 사용되는 공직자의 활동비가 무슨 문제인지 의아해 하실 수도 있으실 텐데요.
국민이 국가 운영을 위해 맡긴 ‘돈’, 세금을 ‘증빙’ 없이 사용하고 사용 내역을 확인하려고 해도 어떤 기록도 남아있지 않다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특수활동비는 국가기밀에 관한 사항인 ‘정보예산’, 사건수사 등과 관련된 ‘일반예산’으로 구성됩니다. 정보예산은 국가안전보장, 안보 위해 사범 수사 등 기밀이 요구되는 사업에 사용되는 예산은 공개될 경우 국가 이익에 위험이므로 공개할 수 없다고 합니다. 예산법률주의가 적용되지 않은 예외적인 비용인 셈이지요.
정부예산 및 특수활동비 총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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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부처 |
2014예산 (A) |
2015예산 (B) |
증감 (B-A) |
특수활동비 (단위:억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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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
2016 |
증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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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지출 |
3,558,059 |
3,754,033 |
195,974 |
8,810.60 |
8,891.07 |
80.47 |
위의 표에서 보듯이 작년도 정부 예산에서 특수활동비는 증가했습니다. 2015년 국가 전체예산 375조 4,033억 원 중 특수활동비는 8,810억 6천만원으로 0.2%를 차지합니다
영수증 없이 쓰이기엔 특수활동비가 국가예산에서 차지하는 금액은 결코 적지 않은데 8,810억원이라는 금액의 모호한 산출근거만 있고 구체적인 행방이 남아 있지 않다는 점은 납득이 잘 되지 않습니다.
납세자연맹의 정보 공개 청구 vs 공개의 의무가 없는 특수활동비
특수활동비 지출에 대한 법적인 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9조에서 비공개대상정보를 규정하고 있고, ‘국회법’ 제54조의 2에서 정보위원회에 대한 특례를 규정하고 있으며, 국가정보원법 제12조에서 국정원의 예산심의를 비공개 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한국납세자연맹이 국세청을 상대로 실시한 특수활동비 공개 정보청구에 대해 국세청은 “특수활동비는 민감한 특수정보활동에 소요되는 예산으로, 집행내역이 공개될 경우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치거나 관련인의 신변보호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어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 9조 제 1항, 제 2호, 제 3호에 의거해 공개할 수 없다”고 답변했습니다.
2015년 8월 납세자연맹이 최근 10년간 특수활동비 집행 내역 및 사용처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한 뒤 관세청으로부터 받은 답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관세청은 “총기, 마약류 밀수 등 사회안전과 국민건강을 위협하는 중대범죄 수사에 활용하는 비용이며 상세자료는 공개될 경우 수십 년간 축적된 수사기법, 제보자의 신원, 특별기획수사 기간 등 중요정보가 노출된다”고 공식적으로 밝혔습니다.
그렇다면, 특수 활동비 계산에 대한 지침은 별도로 있을까요?
특수활동비에 대한 계산지침
납세자연맹은 2015년 6월 29일 오후 2시경 결산담당관실과 통화를 했습니다.
담당관실의 설명은 특수활동비를 현금으로 미리 지급한 경우에는 현금수령자의 영수증과 집행내용확인서, 그
확인서에는 지급일자, 지급금액, 지급사유, 지급 상대방을 구체적으로 기재한다고 알려주었습니다. 하지만 “사용처가 밝혀지면 경비집행의 목적달성에 현저히 지장을 받을 우려가 있는 경우에 한하여 집행내용확인서 생략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모든 우려에 대한 객관적인 판단 근거를 묻자, 법령해석은 법무실로 문의하라는 답변만 있었습니다.
물론 집행 내용 공개로 인해 국가의 기밀유지 저해 등 업무 수행에 저해가 된다면 국민도 알 권리를 잠시 양보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편성 목적 이외의 사용에 대한 의문을 제기할 수 있는 방법이 도무지 없다면 매우 불합리한 관행이라고 볼 수 밖에 없습니다.
효율적인 업무 수행을 위한 필요악인가, 부정부패의 근원인가
내 돈이 아닌 남의 돈, 그것도 국민이 낸 세금을 사용하면서 국가 기밀 유출의 우려로 모든 집행내역확인서 제출을 면제받을 수 있다면 그것도 나름 ‘특권’이라면 ‘특권’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불법정치자금으로 수사를 받던 전ㆍ현직 국회 원내대표와 상임위원장이 ‘대책비’, ‘직책비’ 라는 명목으로 개인생활비와 아들 유학자금으로 특수활동비를 유용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이렇듯 우리 납세자들이 주목해야 할 부분은 법적 성격에 의해 급여와 별도로 지급되는 특수활동비가 한편으로는 관행과 증명 없는 도용으로 비리의 시작이 될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국민의 세금이 사용되는 영역에서 국민의
대표 기관인 국회가 세금의 사용내역에 대한 예산을 심의하고 심사해 확정할
권한도 없다면 돈을 사용하는 사람이 불법으로 사용해도 통제할 방법이
없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국민의 입장에서는 국가 이익에 해가 될
만큼은 아닐지라도 단지 개인의 양심이 아니라 투명성 재고를 위한 제도적 방안은
필요하지 않을까요? 공직자의 양심과 공적 자금에 대한 의식에 따라 언제든지
유용할 수 있는 세금의 사용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