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 제7조는 국민주권주의와 대의민주주의를 바탕으로 대통령을 비롯한 공무원을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로 규정하고 공무원의 공익실현의무를 천명하고 있다.
대통령이 국민을 위해 봉사하기 위해서는 국민 위에 군림하거나 특권을 누리지 않아야 한다. 또 대통령이 선거를 통한 정당한 권력형성은 물론 권력행사과정에서도 투명한 절차와 소통으로 민주적 정당성을 끊임없이 확보해야 하며, 부패구조를 청산해 정부에 대한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청와대는 갖가지 특권을 누리고 있다.
①영수증 없는 예산인 특수활동비를 가장 많이 쓰는 특권
②월 1391만원 대통령 연금을 받는 특권
③대통령연금 전액 소득세 비과세 특권
④국민세금으로 가장 많은 격려금을 줄 수 있는 특권
⑤국민세금으로 가장 많은 선물을 줄 수 있는 특권
⑥공무원중 유일하게 배우자 옷을 세금을 구입할 수 있는 특권
⑦결혼한 자녀를 청와대에 같이 거주할 수 있는 특권
⑧다른 부처와 달리 업무추진비를 비공개로 사용할 수 있는 특권
⑨여론조사에 57억을 사용할 수 있는 특권
⑩특활비 등 예산집행내역을 비공개하여 국민과 언론의 비판을 피할 수 있는 특권
우선 특수활동비는 영수증 없이 국가 예산을 사용하도록 허용, 사실상 '세금 횡령 면책권'을 주는 엄청난 특혜다. 중세 서양의 성직자 면세(免稅) 특권과 다를 바 없다. 노르웨이 총리실은 "총리가 영수증을 첨부하지 않으면 어떤 책임을 지는가?"라는 한국납세자연맹의 질문에 "총리 스스로 사임하거나 탄핵될 것"이라고 답변을 보내왔다. 정상적인 국가라면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우리나라가 세계 10위 경제대국에 K팝, K드라마 등으로 지구촌에 명성이 높아졌다. 그런데 대통령을 비롯한 고위공직자들이 1년에 2300억원 정도의 예산을 영수증 없이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외국인이 알게 되면 어떨까. 아마도 후진국이라며 한국을 조롱할 것이다. 그럼에도 대한민국 공직자들은 아무런 부끄러움도, 죄책감도 느끼지 못하고 있다.
5년 단임 대통령이 퇴임 후 받게 되는 월 1391만원의 연금도 문제다. 오늘날 경제성장에 피땀 흘려 기여한 세대의 월평균 국민연금이 55만원이라는 점을 보면 과도하다고 볼 수 있다. 게다가 일반 국민의 공적연금 소득에는 세금을 물리면서 대통령이 받는 연금은 비과세 소득이다. 이것은 명백한 특권이다. 이런 세법을 그냥두고 국민에게 성실납세를 요구하는 것은 부당하다.
대통령이 관공서 등을 방문해 종사자들에게 건네는 금일봉 역시 진정한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정상적인 게 아니다.
금일봉은 공무원 급여가 적었을 당시 관행으로, 2022년에도 적당한 관행은 아니다. 선물도 마찬가지다. 대통령이 국민의 피땀인 세금으로 선물을 주는 것으로, 공직자가 국민 돈으로 생색을 내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대통령의 결혼한 자녀가 청와대에서 거주하는 것은 공적 자산을 사적으로 이용하는 것이다. 또 언론사가 아닌 청와대가 세금으로 여론조사를 하는 것은 공적자산을 당략적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정상국가라면 있을 수 없다.
이밖에 청와대가 다른 정부 부처가 공개하는 업무추진비 내역을 공개하지 않는 점도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여러 특권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우리 연맹은 그동안 “예산 집행내역이 공개되지 않으면 공무원 부패를 감시할 수 없으며, 공무원이 사용한 예산정보를 투명하게 파악할 권리를 행사하지 못하면서 납세의무만 짊어진다면 그 자체로 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다”라고 주장해왔다.
그래서 투명한 정보공개가 '언론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의 밑바탕이 된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청와대 특수활동비 내역공개를 촉구해온 것은 어떤 정부든 국가의 최고권력수반이 그런 민주주의의 밑바탕을 ‘솔선수범’으로 구현해야 한다는 지극히 상식적이고 상징적인 노력의 일환이었다.
영부인의 의복 구입에 국민 세금이 쓰였는지는 그 행위의 옳고 그름을 떠나 투명하게 공개돼야 하는 것이다. 그래야 국가를 신뢰할 수 있고 민주주의의 근간이 유지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국민의 세금이 집행되는 정보가 완전하고 투명하게 공개되는 시스템을 갖춘 나라만 국민 신뢰를 받을 수 있다.
국민이 공개된 정보로 토론하면 믿고 싶은 것만 믿는 '확증편향'도, 좌우 진영논리도 사라진다.
내일 대선후보토론회에서 모든 후보들은 위 특권에 대해서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특권을 폐지할 것인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
특히 윤석열 후보는 검찰총장 시절 연 수십억원의 특활비를 어떤 용도로 사용했는지, 조직폭력배 두목이 조직원들을 관리하듯 격려금으로 나눠 준 적이 있는지, 그랬다면 얼마를 나눠줬는지, 현금으로 나눠줬는지 등을 있는 그대로 밝혀야 한다.
이재명 후보 역시 부인이 자신의 사적 용무에 공직자를 동원했는지, 법인카드를 부적절하게 사용한 적이 있는지 낱낱이 밝혀야 한다.
국민들이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할 때다. 국민이 대통령과 정치인을 직접 뽑는다고 민주화된 사회가 아니다. 민주주의 국가는 대통령을 포함한 모든 고위 공직자들이 국민 개개인보다 부당하게 특혜를 받지 않는 사회이기 때문이다.
공무원이 임기동안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력과 세금을 사적으로 유용하거나 관료조직 집단의 이익을 위해 쓰지 못하도록 투명하게 감시하는 정교한 시스템을 갖춰 운용해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진짜 국민이 주인인 민주국가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대한민국 납세자들은 대통령이 공무원 중 가장 많은 특권 누리는 사람이 아닌 “가장 봉사를 많이 하는 사람”으로 존경받기를 원한다.
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하는 2차 정치 분야 대선후보토론회가 25일(금) 열린다. 우리 납세자들은 여러 대선주자들 중 과연 누가 우리 납세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지 살펴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