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2월 23일(월) 오전 7시 이후 보도 부탁드립니다.
세무공무원 포상금제도, 행정 왜곡 초래… “반드시 폐지해야”
세무조사가 오히려 탈세를 조장, 왜?
차은우 과세정보 유출한 세무공무원의 노림수는 무엇?
한국납세자연맹(회장 김선택)은 23일 작년 3월에 신설된 국세기본법 개정내용과 관련하여, 세무공무원에게 최대 연 2천만 원의 포상금을 지급하는 제도는 심각한 행정 왜곡을 초래하며 반드시 폐지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국세기본법 제84조의3은 “국세 부과·징수·송무에 특별한 공로가 있는 세무공무원에게 포상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추징 세액이나 소송 승소액, 체납징수액의 10%를 최대 2,000만원 한도로 포상금으로 지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납세자연맹은 세무공무원 포상금 제도가 과세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훼손할 우려가 크다고 밝혔다. 연맹은 “세무공무원의 성과에 금전적 보상을 직접 연계하면 과잉 과세나 무리한 세무조사를 통해 추징 실적을 높이려는 유인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는 세정의 중립성을 침해할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납세자연맹은 세무조사가 오히려 탈세를 조장하는 구조가 될 수 있다고도 주장했다. 연맹은 “추징 실적이 보상으로 이어지는 구조에서는 ‘100% 성실 신고’보다 ‘평소 일부 탈세를 하고 일부 추징을 감수하는 전략’이 합리적 선택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성실신고를 해도 조사공무원의 실적을 위해 또 세금을 납부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성실납세 기반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것이다.
이에 국민주권 원칙에도 반한다고 밝혔다. 연맹은 “공무원은 국민 전체의 봉사자”라며 “포상금 제도는 국민을 과세 실적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전락시킬 우려가 있다”고 했다.
납세자연맹은 사전 예방보다 사후 추징을 장려하는 구조라고도 했다. 연맹은 “신고전 성실신고 사전 안내는 인센티브 대상이 아니지만 고액 추징은 곧바로 보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 경우 세정 행정이 예방이 아닌 실적 중심으로 왜곡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또 실제 세수 증가 효과도 불분명하다고 했다. 연맹은 “추징 금액이 향후 불복·소송 과정에서 취소되더라도 포상금이 먼저 지급될 수 있다”며 “수년 뒤 패소해도 포상금을 받은 공무원은 실질적 책임이 없고, 납세자는 막대한 시간·비용을 부담하고 엄청난 심리적 고통을 겪게 된다”고 했다.
납세자연맹은 국제적 흐름에도 맞지 않는 제도라고 밝혔다. 연맹은 “미국은 추징 실적을 기준으로 한 평가나 할당량 부여를 법으로 금지하고 있고, 스웨덴도 추징 실적을 인사 평가에서 제외했다”며 “한국은 오히려 실적 중심 보상 구조를 제도화 했다”고 했다.
연맹은 제도 악용 가능성도 제기했다. 연맹은 “최대 2,000만 원의 포상금은 상당한 금전적 유인”이라며 “과세 정보 유출이나 조사 범위의 과도한 확대 같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특히 배우 차은우 사례와 관련해 연맹은 “과세 정보를 불법 유출한 세무공무원이 ‘200억 원 추징’이라는 외형적 실적과 고소득자 탈세에 대한 부정적 여론 형성에 따른 조직 내 긍정적 평가를 기대하며 포상금을 노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연맹은 “과세 정보 유출은 명백한 불법이며, 실적 경쟁 구조가 이러한 일탈을 부추길 수 있다”고 했다.
김선택회장은 “작년 3월 탄핵 정국 속에서 국세기본법이 졸속 통과됐다”며 “해당 조항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의원이 없었다는 점에서 입법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국세청이 세금 추징을 많이 한 것이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결과물임을 의미하지는 아니한다”라며 “포상금 제도는 즉각 폐지돼야 한다”고 했다.
한국납세자연맹은 밝힌 포상금 제도를 폐지해야 하는 7가지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공정성과 객관성을 해치는 제도
세무공무원은 법에 정한 정확한 금액을 징수해야 한다. 과다한 징수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또 법률에 따라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과세 행정을 수행해야 할 책무가 있다. 그러나 포상금 제도는 세무공무원이 과세 실적을 높이기 위해 무리한 세무조사, 과잉 과세, 가혹한 체납 처분을 감행하도록 유인할 가능성이 있다. 공무원의 성과에 금전적 보상을 직접 연계하는 것은 세정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심각하게 훼손할 우려가 있다.
2. 세무조사가 오히려 탈세를 조장
세무조사의 본래 목적은 “신고 내용의 적법성 검토를 통해 성실납세 의식을 제고하는 것”이다. 그러나 포상금이나 승진과 연계된 구조에서는 공무원이 성실 신고 여부와 관계없이 납세자를 압박하여 추징 실적을 확보하려는 전략을 취할 가능성이 있다. 그 결과 납세자는 ‘100% 성실 신고’보다 ‘일부 추징을 감수하는 신고 전략’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 실제로 일부 세무대리인들 사이에서는 이러한 전략이 조언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성실납세 기반을 약화시키는 역설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3. 국민주권 원칙에 위배
민주국가에서 국민은 단순한 행정의 대상이 아니라 공공권력의 참여자이자 공동창시자이다. 공무원은 국민 전체의 이익과 공공복리를 위해 직무를 수행해야 하며, 사적 이익을 추구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포상금 제도는 세무공무원의 경제적 이해관계를 과세 실적과 직접 연결함으로써 국민을 포상 실적의 수단으로 전락시키는 구조를 고착화할 우려가 있다. 이는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인 국민주권에 반한다.
4. 사전 예방보다 사후 추징을 유도
포상금은 탈세가 발생한 이후의 ‘추징 성과’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사전적 세정 서비스나 신고 지원 활동은 인센티브의 대상이 되기 어렵다. 그 결과 세무공무원이 탈세 가능성을 조기에 방지하기 위한 사전 안내나 예방 활동보다는, 장기간 방치 후 고액을 추징하는 방식에 더 큰 동기를 가질 가능성이 있다. 이는 세정 행정의 방향을 예방 중심에서 실적 중심으로 왜곡시킬 우려가 있다.
5. 실제 세수 증가 효과도 불분명
세무공무원이 부과한 금액이 실제로 납부되었는지, 또는 법원에서 최종적으로 확정되었는지는 포상금 지급의 직접적인 기준이 아니다. 조세 불복으로 인한 세금 환급액이 연평균 1조 6,085억 원에 달하고, 이 중 환급가산금도 약 1,325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추징 실적으로 포상금과 인사상 혜택을 받은 이후 수년 뒤 대법원에서 패소하더라도 실질적인 불이익이 없다면, 이는 책임성과 형평성 측면에서 문제를 야기한다. 그 과정에서 납세자는 막대한 시간·비용 부담을 지게 되고, 사회적 비용 또한 증가하게 된다.
6. 국제적 흐름에 역행하는 제도
미국은 국세청 직원에게 추징 실적을 기준으로 평가하거나 할당량을 부여하는 것을 법률로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스웨덴 역시 1990년대 이후 세금 추징 실적을 인사 평가 항목에서 제외하였다. 이러한 국제적 흐름과 달리, 한국은 추징 실적을 금전적 보상과 직접 연계하는 제도를 도입·확대하고 있어 시대적 흐름에 역행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7. 제도 악용 가능성
포상금은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악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세무공무원에게 최대 2,000만 원의 포상금은 상당한 금전적 유인이다. 과세 정보의 불법 유출이나 또는 예상 추징 세액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조사 범위를 무리하게 확대하거나, 탈세를 인정하지 않으면 가족회사로 세무조사를 확대하겠다고 협박하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 이는 국민의 권익을 침해하고 세정에 대한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다. 차은우 과세정보를 유출한 세무공무원은 “200억 추징, 고소득자 탈세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대한 국세청의 좋은 평가”를 예상해 포상금을 노리고 유출했을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