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21일(금요일) 07시 이후 보도 부탁드립니다.
5년 대통령 임기보다 긴 정보공개소송…청와대 정보공개 사실상 무력화
문재인 청와대 특활비, 정보공개청구부터 각하까지 5년 7개월
납세자연맹 “대통령기록물 이관 악용한 정보공개 회피 막아야”
한국납세자연맹은 문재인정부 청와대·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의 특수활동비 정보공개소송 과정에서 대통령실이 정보공개소송을 장기간 진행하다 대통령 임기 종료와 함께 관련 자료를 대통령기록물로 이관하면, 국민이 승소하고도 다시 대통령기록관장에 정보공개 절차와 소송을 해야 하는 제도적 허점이 확인됐다며 관련 법률의 개정을 촉구했다.
특히 지난 6월 24일 대법원이 한국납세자연맹이 윤석열 대통령비서실장을 상대로 제기한 정보공개 거부처분 취소소송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서울고등법원으로 환송한 사건은 이러한 문제를 다시 보여주는 사례라고 밝혔다.
연맹은 2022년 6월 윤석열 대통령실에 특수활동비 관련 정보공개를 청구했으나 대통령실이 비공개하자 2023년 3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서울행정법원은 2023년 9월 정보공개를 결정했고, 서울고등법원도 2024년 4월 원심과 같은 취지로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2026년 6월 24일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해당 정보가 대통령기록관으로 이관돼 현재 대통령비서실이 이를 보유·관리하고 있지 않을 가능성등을 판단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다.
문제는 대통령실이 정보공개소송에서 패소하더라도 항소·상고를 계속해 최종 판단이 대통령 임기 이후로 넘어갈 경우 발생한다. 대통령 임기가 끝나면서 관련 자료가 대통령기록물로 이관되면, 기존 소송의 상대방인 대통령비서실이 더 이상 정보를 보유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정보공개의 실익이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문재인 정부에서도 같은 문제가 발생했다. 연맹은 2018년 청와대에 특수활동비 등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했고, 거부처분에 대해 2019년 소송을 제기했다. 소 제기후 3년8개월후인 2022년 2월 1심에서 공개 판결을 받았지만 청와대가 항소한 사이 대통령 임기가 종료되고 자료가 대통령기록물로 이관됐다. 이후 서울고등법원은 2024년 2월 사건을 각하했다. 정보공개청구일로부터 각하결정까지 5년 7개월이 걸렸다, 5년 대통령임기 보다 소송기간이 더 길어 정보공개법이 무용지물이 된 셈이다.
연맹은 “국민이 정보공개소송에서 이겼는데도 대통령실의 항소·상고로 시간이 지연되고, 대통령 임기가 끝났다는 이유로 정보가 대통령기록물로 이관돼 다시 정보공개청구를 해야 한다면 정보공개청구권은 사실상 무력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납세자연맹은 대통령기록물관리법을 개정해 정보공개소송이 진행 중이고 하급심에서 이미 공개 판결을 받은 정보는 대통령기록물 이관 대상에서 제외하거나, 기존 정보공개소송의 효력이 유지되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정보공개소송에서 법원이 단순히 행정기관의 비공개 처분을 취소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필요한 경우 행정기관에 해당 정보의 공개를 직접 명령할 수 있는 의무이행소송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선택 한국납세자연맹 회장은
“국민이 세금 사용 내역을 확인하기 위해 수년간 소송하고 법원에서 공개 판결까지 받았는데, 대통령 임기가 끝났다는 이유로 자료가 대통령기록물로 이관돼 다시 소송해야 한다면 국민에게 알권리가 있다고 할 수 있는가”라며
“정보공개는 시간이 지나면 그 가치가 사라질 수 있다. 대통령실이 소송을 지연시키는 것만으로 정보공개의 실익을 없앨 수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대법원 판결을 계기로 대통령실의 정보공개와 대통령기록물 이관이 서로 충돌하지 않도록 법과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며 “국민이 정보공개소송에서 이겼다면 실제로 정보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며 대통령이 정보공개의무를 면제받는 특권을 누리는 국가를 민주국가라 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