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신규분양국민주택에 대한 거래세를 4.4%에서 2.2%로, 개인간 취득의 거래세를 2.7%에서 2.2%로 각각 낮추도록 8월 임시국회에서 입법, 9월초부터 시행키로 했다. 그러나 거래세 인하 혜택을 보지 못하는 납세자들이 거래세 인하 소급적용을 주장하면서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반면 행정자치부는 몇 가지 근거로 소급적용 불가방침을 거듭 밝히고 있다.
우선 “취득세는 잔금납부일, 등록세는 등기 시점에 각각 납세의무가 성립하는데, 성립시점의 법률을 적용하는 것이 원칙이므로 소급적용이 조세원리상 부적합하고 법적 안정성을 해친다”는 주장이다.
헌법재판소 판례는 “국민의 권리를 제한하거나 의무를 부과하는 납세자에게 불리한 세법을 개정하면서 납세의무성립 당시의 법을 적용하지 않고, 소급 과세하는 것은 위헌”이라고 판시하고 있다. 헌재 판례는 그러나 “납세자에게 유리하게 세법이 개정된 경우에는 소급적용은 가능하고, 소급입법을 할 것인지 여부는 입법자의 재량 문제”라고 보고 있다. 거래세 인하의 소급적용이 법리상 아예 불가능한 것처럼 반박하는 행자부는 이 점을 잘 헤아려 봐야 할 것이다.
헌재 판례에 따르면, “동일한 담세능력자에 대하여는 원칙적으로 평등한 과세가 있어야 한다(동일가격, 동일과세원칙)”는 헌법상 ‘조세평등의 원칙’을 합리적인 이유 없이 위배한 경우에 소급 적용도 가능하다. 행자부가 8월 임시국회에서 통과시킬 예정인 신규주택 재산세인하 소급적용이 좋은 예다.
이 법안에 따르면 올해 분 재산세는 작년 재산세 납부액의 150%를 넘을 수 없다. 그러나 작년 6월2일 이후로 새로 집을 산 납세자는 작년 재산세액이 없어 기존주택보유자와는 달리 세 부담 상한의 혜택을 보지 못한다. 같은 지역, 같은 재산을 갖고 1.5~2배에 이르는 세금을 부담하는 불합리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행자부는 따라서 주변 시세와 재산세를 기준으로 새로 집을 산 납세자도 세액 상한을 적용받도록 지방세법 시행령을 고치고, 올해 납세의무 성립일(6월1일)부터 소급해 재산세를 9월분 납부액에서 조정환급하기로 했다.
이처럼 명백하게 위헌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사법부 판단에 의존하지 말고 행정부가 신속히 소급입법을 통해 납세자를 구제하는 게 타당하다. 서울 양천구 의회가 지난 2004년 재산세 20% 감면조례를 소급 적용, 환급한 사례도 있다. 그런데 “재산세는 소급 적용되고, 거래세는 소급 안된다”고 주장한다면 어느 국민이 납득할 수 있겠는가.
두 번째로 “거래세율을 2회에 걸쳐 인하했는데 이번만 소급적용하면 또 다른 형성성 문제가 야기된다”는 행자부 주장도 문제다. 이번 문제의 핵심은 인하된 세율을 소급해서 적용하자는 것이 아니라 신설된 감면조항을 소급 적용하자는 것이다. 연말에 법을 개정하면서 연초로 소급 적용한 사례는 많이 있지만, 2년 전으로 소급 적용한 사례는 없다는 점을 감안, 행자부의 주장은 궁색해 보인다.
셋째, “거래세를 추가 인하한 것은 보유세 증가 추정 분을 전제한 것이므로 소급 적용 때 지자체의 재정부담 문제가 발생한다”는 행자부의 주장은 이해는 가지만 다소 근시안적으로 보인다.
연맹이 제기한 위헌소송에서 위헌결정이 내려진다면 감면조항의 소급적용에 따른 환급재원의 약 20%는 세금 납부일로부터 90일 이내에 이의제기한 사람에게 결국 돌려줘야 한다. 제대 이의신청을 못한 사람들은 환급받지 못하고 국가행정의 신뢰성은 크게 떨어질 것이다. 결국 국가가 납세자에게 성실납세를 요구할 수 있는 도덕적 기반이 붕괴, 환급에 따른 수천억의 재정부담보다도 훨씬 더 큰 규모의 잠재적 세원(稅源)을 잃게 될 것이다.
법의 이념은 정의와 형평이고, 국가는 이를 실현하기 위하여 최대한의 노력을 경주할 의무가 있다. 국가가 위헌적인 지방세법 273조의2(개인간 주택거래에 대한 감면조항)을 제정하고 이에 따라 거래세를 납부한 선량하고 행정 순응적인 국민에게 돌려주지 않는다면 국가의 도덕성은 상실된다.
공자님께서도 일찍이 재력과 병력, 신뢰 중 국가가 마지막까지 고수할 것은 ‘신뢰’라고 했다. 백성이 믿지 아니하면 나라가 존립할 수 없다고 설파한 것이다.
연맹은 국회가 8월 임시국회에서 “올해 초부터 이 법 공포일까지 납세의무가 성립한 신규주택 취득자에 대해서도 개인 간 거래 때와 같이 거래세를 감면한다”는 부칙조항을 만들어 행정의 신뢰성을 회복하기를 다시 한번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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