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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의 정치를 약속한 게 엊그제 같은데 정기국회 벽두부터 여야는 사생결단의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보안법 문제부터 시작하여 과거사 청산, 행정수도이전을 둘러싸고 이전투구를 하더니 이제는 스파이 논쟁까지 벌이고 있다.

추석연휴에 지역구의 성난 민심을 확인하고 정신을 좀 차리나 기대했는데 아직 국회는 긴 정치투쟁의 계절에서 벗어나고 있지 못하니 이제는 안타까움을 넘어 서글픈 생각까지 드는 게 어찌 국민 한두 사람의 생각이랴. 더욱이 이번 정기국회는 국민의 혈세로 조성되는 나라살림을 감시하는 예산국회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그런데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이나 중기재정계획을 차분하게 들여다보면 이런저런 걱정이 드는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정부는 내년 예산을 성장 잠재력 확충과 사회복지 확대, 자주국방 등에 중점적으로 쓰기로 하고 특히 복지부문 지출을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르면 내년 나라살림 규모는 일반회계, 특별회계, 기금을 포함하는 통합재정규모가 208조원에 이르게 된다. 정부는 내년 통합재정수지를 8조원의 적자로 편성하고 국가채무도 244조원을 기록, 외환위기 당시였던 지난 97년 4배를 넘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내년 경제가 실질성장률이 5%에 달할 것이라는 전제 아래 이와 같은 살림계획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오죽 내수가 부진하고 경기가 극도로 침체했으면 정부가 이런 무리한 예산을 편성했을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정부가 예상한 성장률이나 세수추계가 빗나가는 경우에는 자칫 나라 전체가 빚더미에 앉을 수 있다는 악몽이 현실화될 가능성도 있다. 정부의 입장은 어려울 때 빚을 지더라도 형편이 나아지면 갚을 수 있는 정도이므로 문제가 되지 않으며 선진국에 비하면 아직 그 규모가 크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재정적자의 증가속도가 다른 나라에 비하여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참여정부의 의사결정 라인에 있는 사람들이 주로 돈을 벌어서 아껴본 경험을 갖지 못하고 돈을 쓰거나 나누어주는데 익숙하다는 일부의 비판을 고려한다면 늘어나는 나라빚을 앞으로 계속하여 감당할 수 있을지 참으로 걱정이다.

이미 노무현 대통령은 대선기간 중에 연간 7%대의 경제성장을 공약으로 내세웠지만 이제 이를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경제전문가들은 물론 대부분의 국민들도 우리경제가 과연 매년 4% 이상의 실질성장을 할 수 있을지 의심하고 있다.

특히 문제인 것은 정부의 중기재정계획에 의하면 매년 5% 이상의 성장을 통하여 7.4%의 재정수입증가를 예상하고 있는데 성장률이 떨어지면 가계빚으로 허덕이는 국민들의 호주머니로부터 세수증대를 바란다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납득하기 어렵다. 따라서 나라살림살이의 규모를 줄이지 않는 한 부족한 세수는 고스란히 우리의 빚으로 돌아올 것이 뻔하다.

국가예산이나 재정정책은 일종의 정치과정이며 일방적인 가치에 매몰될 수 없는 한계를 가지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복지예산과 국가의 성장동력을 이루는 분야에 고루 재정투자가 이루어져야 하지만 전체적으로 재정의 규모를 줄이기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정부는 국민으로부터 많이 거두어서 많이 나누어주겠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오히려 정부는 국민의 조세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여주면서 개인과 기업의 활발한 소비와 투자를 통하여 세수의 기반을 확충하여야 한다. 물론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소득세율 1% 인하와 특소세 감면조치는 이런 점에서 환영할 만한 것이기는 하지만 이는 주로 단기적인 경기부양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을 뿐 장기적으로 국민을 과도한 조세부담으로부터 해방시켜 투자와 소비를 진작시키겠다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특히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이른바 형평성 제고를 위하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부동산세제 개편안은 재고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조세의 본질은 형평성 이전에 납세자의 재산권을 존중하고 경제적 자유를 보장하는 것이다. 미국 연방대법원장을 지낸 존 마셜 판사는 “국가의 과세권은 납세자를 파멸로 이끌 수 있다”고 일갈하였다. 형평성이 문제가 아니라 과중한 세금 자체가 허용될 수 없다는 엄중한 경고인 것이다.

세금은 돈을 번 개인이나 기업에게 나라가 ‘미안한 마음’을 갖고 꼭 필요한 만큼 요구하고 나머지 경제적 과실은 그들의 자유의사에 맡기는 것이 그 기본정신이다. 즉 조세는 형평성 이전에 납세자의 자유가 존중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 나라살림과 세금문제는 국회로 공이 넘어갔다. 정부의 무리한 예산요구와 재정지출을 통제하는 것은 헌법과 국민이 국회에 부여한 권한이다. 국회는 정쟁으로 날을 지새다 연말에 부랴부랴 일사천리로 예산안을 심의하던 구태를 버리고 지금부터 예산과 재정문제를 꼼꼼히 챙기기 바란다. 이것이 재정민주주의를 실현하고 민생고와 ‘세통(稅痛)’으로 신음하는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국회의 최소한의 의무이기 때문이다.

/sungsoo@dragon.yonsei.ac.kr (김성수 연세대 법대교수)
파이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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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이달형등록일 : 2004-10-15

 代議民主政治의 主意義는 주민(국민)의 대표가 뫃여 국민이 잘 살수있도록하는 法을 제정하고 행정부를 감시하는 것이라 본다.
민주정치의 첫 목적이 국민이 과도한 稅 부담이 안되도록 하는 役割은 아닌지요? 국가부채는 매년 증가하는데 집권자(열린우리당)사람들 집권기간
적자운영하고 나라 파산으로 몰고가면 후날 면제부 받지 못랍니다.
집권기간 국민들의 소리를 경청, 국가부채 줄여가며 국민 편하게 살도록 정치를 主導하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