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교육위주최 공청회서 ‘환급소외자 전원 구제해야 한다’와
‘형벌에 준하는 정도의 기본권 침해없다’는 찬반논쟁 팽팽
위헌결정이 내려진 법률에 따라 이뤄진 행정처분은 ‘취소사유’가 아닌 ‘무효사유’로 봐야 하며,
따라서 학교용지부담금 환급소외자들 모두가 구제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 대법원이 위헌법률의 소급효를 지극히 제한적으로만
인정하는 태도를 버리지 않는 한, 몇 가지 부정적 측면이 있지만 학교용지부담금 환급 특례법 제정이 불가피하다는 주장도 함께 제기됐다.
한양대 김성수 교수(공법학)는 11월18일 국회 교육위원회 주최 ‘학교용지부담금특별법 폐지 및
환급특별법 제정에 관한 공청회’에 법 제정 찬성측 진술인으로 참석, “위헌 법률의 소급효를 인정하기 위해 ‘중대’하고도 ‘명백’한
경우에만 당연무효 사유로 인정하는 현행 대법원의 판례 태도는 바뀌어야 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김교수는 “학교용지부담금 환급소외자 구제방법에는 지자체장의 직권취소나 손해배상청구 등이 있을 수 있으나, 근본적으로 ‘중대명백설’을
취하는 대법원이 고집을 버려야 한다”며 “환급특별법 제정이 꼭 바람직한 대안은 아니지만, 대법원이 고집을 버리지 않으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또 “외국의 경우에도 행정절차법에 행정처분의 무효사유를 규정하여 놓고 있으며, 우리의 경우에도
행정절차법에 이러한 규정을 둬야 한다”고 제안했다.
반면 학교용지부담금특별법 폐지 및 환급특별법 제정 반대자 측의 김종인 변호사(법무법인 우리법률)는
“현행 헌법재판소법은 형벌에 관한 조항만 소급효를 인정하고 있다”고 전제, “(이번 부담금 환급소외자들이)형벌 수준의 기본권
침해가 아니라, 재산권에 대한 불이익을 겪었을 뿐”이라며 “금액이 적다는 이유로 적법한 이의신청자 이외의 모든 납부의무자에게
환급해 주자는 것은 그래서 문제”라고 주장했다.
김변호사는 또 “(2005년 3월)개정된 법률은 학교용지부담금 부담자를 사업자로 변경했으므로 위헌
소지는 없어진 것”이라며 “부담금이 실제 분양계약자에게 전가가 될 것이라는 것이 이 법률을 폐지할 수 있는 사유가 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악법도 법”이라며 “위헌결정 선고 자체가 과거사를 정리한 것이며, 원상회복을 시켜야 할
지 여부는 선택의 문제에 불과하다”고 환급소외자 구제의 어려움을 거듭 주장했다.
직권취소 방안과 관련, 공청회에 참석한 한나라당 임태희 의원은 교육부 관계자에게 “특별법이 제정되지
않더라도 교육부가 직권으로 구제를 하는 게 가능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이에 교육부 홍인철 과장은 “과거 토초세나 택지소유상한과
관련된 세금에서도 직권으로 구제하여 준 사례가 없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와 관련, 김종인 변호사는 “(부담금을)이미 납부까지 했으므로 직권 취소 대상이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성수 교수는 “직권취소라는 것은 기간 제한이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한 것”이라며 “다만 그 관할은 각 지자체장들이기
때문에 교육인적자원부가 직권취소하기는 곤란할 듯 하며, 현실적으로 각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직권으로 취소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와 관련, 열린우리당 최재성 의원은 “행정청의 직권취소는 법률에 따를 문제”라고 전제, “사법부가
기간 도과를 이유로 구제불가로 판단한 사안에 대해 행정부가 직권취소함은 사법부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라며 별도의 환급특별법 발의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환급특별법과 관련, 최의원은 “특별법의 반대논거로 ‘법적안정성’ ‘형평성문제’가 거론된다”고 전제,
“입법 및 정책수립단계의 오류를 사전방지하는 효과를 감안, 법적안정성은 문제될 게 없다”며 “서민들이 내 집 마련을 위해 부담한
150만원의 학교용지부담금은 과거 토초세 등 투기방지 세금과는 경우가 한참 다르므로 형평성 문제도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종인 변호사는 “환급특별법이 헌재법(47조)에 위반되는지, 헌재법 개정이 필요한 지”를
묻는 황우여 국회 교육위원장의 질문에 “헌재법의 장래효냐 소급효냐는 입법정책의 문제”라며 “특별법을 통한 구제가 가능하지만 이는
형사사건에 준할 정도여야 하며, 본 사안은 형사사건에 준할 정도가 아니다”고 못 박았다.
한편 이날 공청회에서 한나라당 임태희 의원은 “사법부, 입법부, 행정부를 망라해 반드시 환급을 해줘야 한다”고 전제, “행정청이
직권취소를 최대한 활용해야 할 것이며 입법부가 재정측면을 지원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해 참석자들의 폭넓은 지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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