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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혈세 축내는 "면피 위원회" 일괄 정리하라

번호 : 글쓴이 : 관리자 조회: 17303 날짜: 2004/10/04

현 정부가 정책결정 방식에 있어 토론과 연구를 중시한다는 명분을 내걸고 청와대를 비롯해 총리실과 행정부처내에 위원회를 양산하는 것은 정부조직과 국가예산의 효율적인 관리 및 이용이라는 측면에서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현 정부들어 청와대 내에 대통령직속 위원회는 김대중정부 말기에 비해 2배로 늘어났고, 그러다보니 국무총리실과 각 행정부처에서도 마치 유행병처럼 위원회를 만들고 있다. 구체적으로 정부 전체에 몇개의 위원회가 있는지도 파악하기 어려울 만큼 위원회가 난립하고 있다.

문제는 위원회 신설에 들어가는 국민혈세가 과연 아깝지 않을 만큼 제대로 운용되고 있느냐하는 점이다. 예컨대, 총리실 산하만해도 총리가 직접 위원장을 맡고 있는 41개와 국무조정실장이 위원장인 18개 등 무려 59개의 위원회가 있다고 한다. 이 가운데 2001년 이후 한번도 회의를 열지않은 위원회가 11개에, 올해 회의를 한번도 열지 않은 위원회 20개를 합치면 전체 위원회의 52%인 31개가 올들어 한번도 회의를 열지 않았다는 보도이다. 심지어 올해 설치된 3개 위원회는 구성후 단 한번도 회의를 열지 않았다고 한다. 일만 터지면 전문가니 시민단체니 하는 외부인사들을 불러들여 ‘○○위원회’를 만들고, 거기에서 결론이 내려질 때까지 결정을 내리지 않으려는 ‘면피용 위원회’가 대부분임을 보여주고 있다.

대통령직속위원회도 행정위원회 4개, 자문위원회 18개 등 모두 22개이며, 여기에 헌법상 독립위원회 4개를 합치면 무려 26개다. 이른바 ‘로드 맵’을 만들다보니 이렇게 비대해졌다. 정부 조직이 만들어지면 일할 공무원과 예산이 당연히 필요해지기 때문에 이들 위원회의 내년도 예산 요구액도 2001년의 9.5배인 1646억원에 이르고 있다. 현 정부들어 공무원도 1만2200여명이나 늘었다는 통계이다. 정부는 위원회에 대한 대대적인 정비작업에 착수해야 한다. 오늘부터 시작되는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위원회문제에 대해 철저히 감사해야 한다. 국민의 세금부터 아까워할 줄 아는 정부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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