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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공자금 10조 탕감] “은행서만 4조…혈세낭비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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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2 글쓴이
: 관리자 조회:
9717 날짜: 2002/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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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여신액의 절반 날아간 셈…회수가능한 부채도 못받아
공적자금이 투입된 은행·보험사·투신사들이 총여신액(정상여신 포함)의 35~49%에 이르는 10조원대 부실대출액을 무원칙하게 탕감(蕩減)해 줬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이 같은 탕감규모는 정부가 회수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공적자금 69조원의 15%에 이르는 금액이다.
한나라당 엄호성(嚴虎聲) 의원은 12일 금융감독원 자료를 분석, “공적자금이 투입된 금융기관들이 총 224개 기업에 10조2731억원의 부채를 탕감해 줬다”고 밝혔다. 특히 엄 의원은 거액 부채 탕감 과정에서 권력 실세의 직간접적인 압력이 있었다고 밝혀, 조사당국의 철저한 진상조사가 불가피해졌다.
◆ 7개 은행, 여신액의 절반을 탕감해줘
이날 엄 의원은 “전체 공적자금 156조원의 55% 이상이 투입된 은행권의 경우, 다른 금융기관보다 부채를 털어준 탕감률이 월등히 높아 혈세(血稅)로 조성된 공적자금을 낭비한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은행별로 보면 우리은행이 12개 기업에 3조1031억원 조흥은행이 11개 기업에 7055억원 제일은행이 14개 기업에 6878억원 서울은행이 9개 기업에 3013억원을 탕감해줬다. 금감원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공자금이 투입된 7개 은행은 총 71개 기업의 4조2870억원의 부채를 탕감해 줬다. 이 같은 탕감규모는 7개 은행 전체 여신액(정상여신 포함) 8조5808억원의 절반에 가까운 49%에 이르는 금액이다.
또 한국투신, 대한투신 등 투신사들은 46개 기업의 7956억원 부채를 탕감해줬고 서울보증보험·대한생명 등 보험사들도 107개 기업의 4조5027억원의 부채를 탕감해준 것으로 드러났다. 전문가들은 부채 탕감 규모가 예상보다 훨씬 크다는 지적이다.
◆ 회수가능한 부채도 탕감해줘
엄 의원은 “공적자금이 투입된 금융기관들이 탕감해준 부채 중에서는 회수가능한 금액도 상당히 있었다”며 “부실기업에 대해서 무분별하게 채무탕감을 해주는 바람에 공적자금 투입이 훨씬 커졌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지난 98~99년에 총 1748억원의 채무탕감 혜택을 받은 M기업의 경우, 2000년과 2001년 각각 507억원과 65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곧 정상화될 기업에 이례적으로 거액의 대출을 탕감해준 것이다. 만약 M사에 대해서 부채 상환유예 조치를 취하는 등 적극적인 채권회수 노력이 있었다면 금융기관에 투입된 공적자금 낭비가 줄어들 수 있었다는 것이 엄 의원의 주장이다.
특히 엄 의원은 “금융기관들이 기업들의 부채를 탕감해준 과정에서 권력 실세의 직간접적인 압력이 있었던 경우도 상당했다”고 밝혔다. 부채탕감 과정이 무원칙했을 뿐 아니라 권력의 청탁과 압력으로 불필요한 탕감이 있었다는 주장이다. 이는 결국 국민들의 돈으로 부담해야 한다는 점에서 국회와 수사당국의 철저한 조사가 요구되고 있다.
(朴用根기자 ykpark@chosun.com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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