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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납세자로 산다는 것
-납세자연맹의 연말정산 환급 도우미를 이용하시는 회원님께 김선택 회장이 드리는 편지-
최근 납세자연맹이 환급신청대상자에게 실시한 설문사결과 “과거 5년에 대한 추가 환급은 ‘국세청의 환급불가방침’에도 불구하고 납세자연맹이 펼친 환급운동의 결실인 것을 알고 계십니까?”라는 질문에 67%의 회원들이 “모른다”라고 답했습니다. 아마 대다수 회원님들이 세무사사무실에 세금업무를 의뢰하듯이 연맹에 환급대행을 의뢰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연말정산 환급운동’은 한국납세자연맹이 세금에 있어 국가와 납세자간의 근본적인 불평등에 대항하여 2001년 창립 때부터 펼쳐 쟁취한 대표적인 ‘납세자 권리찾기 운동’으로서, 큰 의의를 가지고 있습니다.
능력껏 찾아 먹는 숨은그림찾기?
세금에 있어 근본적인 불평등은 우선 세법의 복잡성과 자진신고제도에 있습니다. 연말정산과 관련하여 몇 가지만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우선 ‘부모님과 생계를 같이하면 소득공제 된다’는 세법조문으로는 생활비를 보조해드리고 있는 따로 사는 부모님도 공제가능하다는 사실은 아직도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또 ‘항시 치료를 요하는 중증환자’인 암환자도 장애인공제를 받을 수 있는 사실, ‘소득금액 100만원이 넘으면 소득공제를 받을 수 없다’는 조문을 통해 소득금액 100만원이 연봉 500만원에 해당된다는 것을 납세자가 알기 힘든 것 또한 현실입니다.
조세당국은 아마도 이러한 복잡한 세법을 납세자 스스로 독학하던지, 많은 돈을 들여 조세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소득공제를 받든지, 아무튼 납세자가 알아서 소득공제를 챙겨 받으라고 주문하는 듯합니다.
‘절세의 권리’도 국가가 챙겨야 할 가치
그러나 전문가들도 잘 모르는 세법을 일반 납세자들이 공부한다고 하여 쉽게 알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설사 알 수 있다고 하더라도 투자된 시간⦁비용에 비해 얻는 이득이 적어 실익이 없습니다. 큰돈을 들여 전문가 자문을 받기엔 우리 삶이 너무 각박하기만 합니다.
납세자는 ‘법에 정한 정당한 세금만 납부할 권리(절세권)’가 있지만, 이러한 권리는 복잡한 세법 앞에선 무용지물입니다. 물론 고소득자들은 전문가들을 통해 어느 정도의 ‘절세의 권리’를 향유하지만, 대다수 일반 납세자들에게 그림의 떡입니다.
국가가 국민에게 국방의 의무를 지우면서 ‘총과 군복’을 국민에게 사가지고 오라고 하는 것이 말이 안 되는 것과 같이, 납세자에게 납세의무를 지우면서 납세자 개인비용으로 알아서 신고를 하고, 잘못되면 모든 책임을 납세자에게 지우면서 무거운 가산세까지 부과하는 것은 불공평한 일입니다.
연말정산 환급운동은 이러한 불공평과 싸우면서 납세자들에게 ‘절세권’을 행사토록 돕는 운동입니다.
이기적인 국가…납세자 권리 스스로 찾아야
국가는 가능한 한 국민이 세금의 존재감을 느끼지 못하도록 노력하고 있으며, 거둔 세금은 국민의 통제를 받지 않고 마음대고 쓰려는 본능이 있습니다.
세금징수 편리성의 대표적인 방법이 원천징수와 연말정산 제도입니다. 근로소득세 역시 세법의 복잡성과 원천징수제도 때문에 근로자가 자신의 세(稅)부담을 체감하지 못하도록 설계돼 있습니다.
불합리한 세법도 문제입니다. 5월 종합소득세 확정신고 기한을 놓친 근로자가 근로소득세 환급을 청구하였을 때, 국세청은 “확정신고 기간이 지나면 근로자가 누락한 소득공제가 있더라도 환급 받을 수 없다”고 강변합니다.
세금은 쉽게 걷고, 잘못 걷은 세금은 돌려주기 싫다는 일종의 ‘놀부 심보’이지요. 이러한 ‘놀부 심보’같은 불합리한 세법은 현행 세제에도 여러 군데서 발견됩니다.
한국납세자연맹은 지난 2001년 5월 “납세자에게 세금을 과다 납부한 경우 돌려받을 수 있는 당연한 권리가 있다”고 판단, 본격적인 ‘납세자 권리찾기 운동’에 나섰습니다.
근로소득세 경정청구권 입법화의 쾌거
연맹은 일반에 거의 알려지지 않은 ‘소득세 확정신고’로 놓친 소득공제를 돌려받을 수 있다’는 정보제공을 시작으로, 수차례 사이버시위와 1인 시위 등을 통해 마침내 지난 2003년 ‘근로자 경정청구권’을 입법화 했습니다.
이듬해인 2004년, 연맹의 강력한 운동 탓에 국세청도 “과거 5년간 놓친 소득공제에 대해 환급된다”고 입장을 공식 변경했습니다.
힘없는 납세자 단체가 권력기관인 국세청을 상대로 싸우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납세자의 값진 승리는 정부로부터 재정지원을 받지 않는 연맹의 지배구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납세자에게 불리한 제도 및 관행의 불합리성을 타파해 나갈 수 있던 가장 큰 동력은 이처럼 한국납세자연맹의 재정독립성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한국의 납세자로 살아간다는 것
지난 7년간 과거년도 연말정산 환급운동으로 2만여 명이 180억 원 정도의 세금을 환급받았습니다. 또 수백만 명의 근로자들이 연맹에서 제공하는 연말정산 정보 혜택으로 납세자의 정당한 권리, 곧 ‘절세권’을 행사할 수 있었습니다.
회원님과 연맹은 연말정산 환급으로 인연을 맺었습니다. 연말정산 환급금을 받으면 한동안 잊고 지내는 관계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회원님께서 대한민국 납세자로 살아가는 한 항상 ‘복잡하고 불합리한 세법’과 ‘납세자의 인권보다는 징수의 편리성을 추구하는 국가’의 문제와 맞닥뜨리게 됩니다.
이처럼 납세자의 인권과 결부된 불합리한 제도를 혁파하고 ‘세금지출의 오남용을 막는 예산감시운동’을 벌이는 일이 바로 우리 납세자연맹의 가장 큰 사명입니다.
피부로 느끼기 힘들지만, 이런 대한민국 납세자운동은 회원님의 행복지수를 높이는데 필수적인 운동이며, 납세자연맹이 강건할수록 회원님의 행복지수도 함께 올라갑니다.
한국납세자연맹을 대한민국 납세자가 모두 힘을 합쳐 지탱해 줘야 하는 이유입니다.
한국납세자연맹 회장 김선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