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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세자연맹이 입주해 있는 건물은 금연빌딩이다.
각 층 비상통로며 화장실이며 가릴 것 없이 사람이 많이 모일 법한 곳에는 어김없이 ‘금연빌딩’임을 알리는 안내문이 부착되어 있다. 비단 우리뿐이랴. 회사 앞마당에 삼삼오오 모여 담배연기를 뿜어대는 도심 풍경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하지만 더위를 피해, 시간에 쫓겨 ‘금연빌딩’ 내 어딘가에서 지금도 숨죽여 담배를 태우는 이들은 없을까?
바야흐로 금연이 대세(大勢)다. 금연지대가 늘어나면서 끽연자들의 설자리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골초는 아니지만 담배를 애호하는 필자로서는 이런 사회적 분위기가 썩 달갑지 않다. 무조건적인 금연운동이 흡연자들을 궁색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가끔은 그 궁색함이 도를 넘어 내가 ‘죄인’이 아닌가 하는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정부는 늘 담뱃값 인상을 이야기할 때 ‘죄악세(sin tax)’ 논리를 들이댄다. 세수충당 목적이 아니라 소비억제를 유도하기 위해 담배나 술, 도박 등 사회에 악영향을 끼치는 품목에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것이 그 핵심. ‘흡연’은 ‘악행’이라는 논리와 다름 아니다.
‘흡연’은 ‘죄악’?
 ‘악’으로부터 ‘흡연자’들을 구원하려는 ‘손길’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월, 공중이용시설 전체를 금연구역으로 지정하겠다는 보건복지가족부의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을 필두로 각 지방자치단체들은 ‘금연아파트’ 추진 등 무수한 금연조례를 내놓고 있다. 이렇게 해마다 정부가 각종 금연정책을 위해 쏟아 붓는 예산이 줄잡아 250~300억원. 기업들도 이에 질세라 ‘금연식’은 물론 금연 포상금까지 내걸며 담배와의 전쟁을 벌이는 등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정부와 관공서, 기업들의 이 같은 강력한 금연정책에도 불구하고 최근 흡연자 수는 점진적으로 상승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보건복지가족부가 지난 7월 22일 발표한 올 상반기 만 19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흡연실태 조사결과에 따르면 남성 흡연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7%P 증가한 41.1%로 집계됐다.
결과적으로 해마다 정부가 흡연율을 낮추기 위해 쏟아 부은 300억 원 가량의 세금은 ‘불행’하게도 허사였다. 바꿔 말하면 금연정책이 금연구역 확대나 캠페인 몇 번으로 성과를 볼 수 있는 성질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나라 국민들이 무엇 때문에 힘들어하고 스트레스를 받는지, 그래서 왜 건강에 해로운 걸 알면서도 ‘담배’에 손을 대는지 근본적인 물음에 답을 구하는 것이 우선일 게다.
차라리 금연정책 연구에 쓰이는 연간 300억 원 가량의 세금을 담배연기보다 ‘100배’는 더 해로운 자동차 매연 대책 혹은 지구온난화 문제 해결을 위한 수종사업 등에 투자하는 것이 모두의 건강을 위해 바람직하겠다.
담배 한 갑에 붙는 세금 1534원
‘무조건’적으로 흡연권을 보장하라는 ‘이기적’인 주장을 할 생각은 전혀 없다.
단지 ‘무조건’적인 금연정책이 흡연자들에게는 매우 ‘이기적’으로 받아들여진다는 점이다.
 일방적인 금연운동만 있을 뿐, 정작 흡연자들이 쾌적한 환경 속에서 마음 편하게 흡연할 수 있는 휴식공간을 제공하겠다는 배려의 마음은 찾아볼 수 없다. 이것이 과연 ‘이기적’인 주장일까.
2500원짜리 담배 한 갑을 사면서 떼이는 각종 세금과 부담금은 1534원. 담뱃값의 60% 가량이 세금이다. 이렇게 정부가 한해 걷어 들인 세금과 부담금은 각각 연간 7조원과 1조5000억 원. 게다가 우리가 세금을 내는지도 마는지도 모르는 간접세이다 보니 세수확보에는 ‘딱’이다. 특히 지방의 소규모 군(郡)들은 세수의 40% 이상이 담배에서 나올 정도로 그 위력은 막강하다.
이쯤 되면 흡연자는 더 이상 ‘흡연자’가 아니다. ‘담배 소비자’라 불러야 맞다. 더불어 정부의 ‘죄악세’ 논리도 타당성이 없다. 정당한 소비행위를 통해 납세의무를 다했으며 기호에 맞는 상품의 취사선택은 소비자 본인이 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당국이 담배의 해악성을 잘 알면서도 그것을 불법으로 간주하지 않는 이상 금연정책과 함께 담배소비자를 위한 정책도 당연히 마련돼야 한다. 하지만 현재 흡연 피해자들을 위한 정책으로 지출되는 돈은 전무하다.
한 소비자단체가 제안한 ‘스모킹 헬스’라는 보험카드는 그런 측면에서 공감을 얻고 있다. ‘스모킹 헬스’ 제도는 흡연자들이 담배를 살 때마다 구매 액에 따라 일정한 포인트를 적립, 건강검진이나 흡연 관련 질병 치료 때 활용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공존의 의미
 따지고 보면 담배는 하나의 기호품이다.
‘건강을 지키자’라는 명목으로 행해지는 무조건적인 금연 강요와 흡연자에 대한 불이익, 멸시, 심지어 범죄와 동일시하려는 사회 분위기는 흡연자들의 스트레스를 가중시키는 이중고통이며 정신적 행복추구를 침해하는 심각한 월권행위이기도 하다.
담배연기가 비흡연자에 대한 심각한 폐해라고 한다면 흡연권 역시 존중돼야 한다. 흡연권 존중은 역설적으로 비흡연자에 대한 보호이며, 서로에 대한 배려와 공존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연초의 효용’이라는 글에서 소설가 김동인이 “우중(雨中)에 떠오르는 연초 연기는 시인에게 시를 줄 것이며 암중(暗中) 연초는 공상가에게 철리(哲理)를 준다”고 했던가. 젊은 시절, 가치관과 세계관을 이야기하며 그 고민의 늪처럼 빨려 들어왔던 담배연기. 때론 최루탄 연기 자욱한 거리에서, 서럽던 이등병시절 군대막사 뒤편에서, 삶의 무게를 같이 느껴가는 동료들과 술자리에서 내뿜었던 새하얀 담배연기. 그렇게 우리는 담배연기와 함께 인생을 노래하고 삶을 배워왔을지도 모른다.
조선후기 문인 이옥(李鈺 1760~1816)은 ｢연경(烟經)｣이라는 경전에서 부처님전 흡연을 제지하는 사미승에게 점잖게 통박한다.
"향은 향 연기가 되고, 담배는 담배 연기가 된다. 연기가 비록 같지는 않지만 연기인 점은 서로 같다. 사물이 변화하여 연기가 되고 연기가 변화하여 무(無)가 된다. 연기가 나와서는 잠깐 사이에 함께 허무로 돌아가니, 네가 보았던 전각 가운데 향 연기와 담배 연기가 지금은 어디에 있는가. 인간세상은 하나의 큰 향로일세 그려."
<납세자연맹 전산팀장 임무혁>
 댓글[3] |
| dorothy82 [2009-08-26 14:5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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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자라서 이런 애로사항이 있는지 잘 몰랐네요.. 그렇지만 또 어딘가에 흡연하실수 있는 멋진 장소가 있지 않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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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krwl8058 [2009-08-26 16: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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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이해되는... ^^
한번도 이해하려고 노력하지 않았는데....
그래도 건강을 위해서 조금 줄이시는게 어떠실런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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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idsummer [2009-08-26 17:3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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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흡연자들의 공간이 점점 줄어들어 안타깝습니다. 타인에게 방해가 되어서는 절대 안되겠지만, 그래도 별도의 흡연공간을 보장해 주는 식으로 흡연권도 보장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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