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주전...
고향에 계신 아버지에게서 전화가 왔다.
"성준아... 잘 지내냐?"
"넵!! 별일 없으시죠?"
"그럼... 별일 없지..."
보통... 이 정도면 모든 안부가 끝이 나는 것이 정상이다.
그런데...
"너 그런데... 괜찮냐?"
"뭐가요?"
"그 전 아가씨랑 헤어졌다면서? 괜찮으냐?"
이미 한참전 이야긴데... 이제서야 전해들으셨나보다...
"그럼요... ㅎㅎㅎ"
"밖이냐? 술한잔하나보네?"
"오늘 회식이 있어서..."
"많이 힘들구나..."
난 정말 아무일없고, 회식자리에서 사람들이랑 즐거운데,
오히려 아버지가 마치 헤어지신 것 같이 긴 한숨을 쉬신다.
"괜찮은데? 잘 지내고 있어요"
"니가 아무리 괜찮다고 해도... 사람마음이 그러냐?"
"정말 괜찮다니까요ㅎㅎ"
"나도 예전에 그래봐서 잘 안다. 힘들지?"
정말 나보다 더 걱정되고 심각한 목소리다.
난 전화를 끊고 나서도 한참 미소가 가득하다.
그리고... 다음날...
이번엔 어머니의 전화다.
"얌마... 요샌 밥잘먹고 잘싸고 지내냐?"
"그럼~"
"ㅎㅎ 근데... 너... 요샌 데이트도 못 한다며?"
"푸하하"
"어쩌다 그렇게 되었냐?"
"그게 언제적인데... 나 잘 지내여~"
천진난만한 어머니의 목소리에 또 한번 즐거웠다.
지난 주말... 친구 결혼식 겸 집엘 내려갔다.
동생내외와 함께 훌쩍 커버린 조카 우영이도 보면서 즐거운 한때를 보내는데...
오랜만에 본 동생 왈...
"옵빠야... 살 빠진 것 같네?"
요즘 계속 야근에 술자리 때문인지 사실 3킬로 이상 빠졌다.
그런데... 그 한 마디 이후 아버지 왈...
"너 요즘 많이 힘들구나?"
거기에 다른 식구들 모두 맞장구를 친다.
"맘고생이 심한가봐요"
"평소에 그렇게 살빼라고 해도 안 빠지더니..."
더 이상 아무리 내가 뭐라고 해봤자 이미 소용이 없었다.
난 이미 전혀 아무렇지도 않은지 두달이 다 되었지만...
가끔 이렇게 주변사람들이 호들갑을 떨 때가 있다.
하지만, 그래도 난 별로 무던하다...
하지만, 어찌나 재미있는지...
그리고... 얼마나 기분이 좋은지...
난... 아직 소년... 소녀같은 우리 부모님이 좋다.
ㅋㅋㅋ
지금도 생각하면 너무 므훗하다.
녹음이라도 해서 올리고 싶을 정도로... 천진한 목소리...
나이가 들수록...
가족들이 더 좋아진다...
<한국납세자연맹 최성준 정책기획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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