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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라는 단어보다 ‘도둑고양이’라는 단어가 친숙한 도심 속의 고양이들. 그들을 들여다보면 힘든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고양이의 평균 수명은 15년 정도이지만 길고양이들은 수명이 고작 2~3년밖에 되지 않고, 길에서 살아가는 동안 사람들에게 따스한 시선보다는 “불길하다” “눈빛이 무섭다” “쓰레기를 파헤쳐 도심을 어지럽힌다” 등속의 이유로 미움을 받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길고양이들도 사람이 친화적으로 다가간다면 애완동물 못지않게 친근함을 표시해오는 친구 같은 존재가 될 수 있다.
2004년 봄부터 집 주변의 길고양이들에게 밥과 물을 주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차(車) 밑에서 웅크려서 나오지도 않고 밤에만 나와서 밥을 먹던 고양이들이 시간이 지나자 점차 마음의 경계를 풀고 나오기 시작했다. 두세 마리가 네다섯 마리가 되고, 3~4년에 걸쳐서 개체수가 꾸준히 늘어서 한때는 집 주변의 고양이 수가 스무 마리까지 이르렀다. 길고양이는 하지만 병(病)이나 교통사고(Road Kill)로 짧은 생을 살거나 다른 영역을 찾아 떠나기 때문에 그 이상으로 늘지는 않았다.
길고양이에게 밥과 물을 주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점은 개체 수를 조절하며 돌보는 것이다. 영양 섭취가 잘되어 번식력이 늘면 개체 수가 느는데, 그 만큼 죽는 고양이 수도 늘기 때문이다.
길고양이 개체수를 유지하며 돌보는 효과적인 방법은 TNR(Trap-Neuter-Return:포획-중성화(불임수술)-재방사)이다. 이 방법은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고 있는 방법으로, 올바른 TNR은 길고양이를 포획하여 불임수술 후 몸이 회복되는 지를 세심히 관찰한 뒤 원래 살던 곳에 재방사하고 무리에서 도태되지 않고 잘 적응해 나가는지 꾸준히 관찰하는 게 요체다.
‘애묘인(愛猫人)’이 많은 일본의 경우 길고양이들이 공원이나 길가에서 평화롭게 쉬고 있는 모습,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는 사람들의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또 길고양이들을 돌보는 사람에게 TNR을 시행할 것을 안내하는 팻말이 공원에 설치되어 있는 경우도 있다. 심지어 공원의 노숙자들마저도 길고양이 목에 방울을 매달고 임시 거처를 마련해주며 애완용으로 데리고 있는 모습도 일본에서 직접 목격했다.
미국도 애완동물로 고양이를 기르는 인구가 늘면서 길고양이 수도 덩달아 늘어서 지역마다 길고양이를 돌봐주고 TNR을 시행하는 조직이 활성화 되어있고, 효과적인 TNR을 시행하기 위하여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우리집 가족들이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며 중성화 수술을 병행한 후, 집주변의 길고양이들은 확실히 예전보다 온순해졌고 외부에서 다른 고양이가 유입되지 않는 한 개체수도 늘지 않고 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처음에는 도둑고양이 밥을 준다고 싫어하던 동네 주민들도 이제는 달라졌다. 고양이가 쓰레기도 파헤쳐놓지 않고 아기울음소리 같은 괴성(짝짓기철에 내는 울음소리)도 내지 않아서, 길고양이 TNR 및 밥주기에 훨씬 우호적이 되었다는 점을 알게 된 것이다. 동네 몇몇 아주머니, 아저씨들은 저녁마다 길고양이 구경 나오셔서 같이 놀아주시는 분도 계시다.
 
*사진-길고양이들은 밥주는 사람에게 우호적이 되어 친근감을 표시하고 가까이 다가온다.
길고양이가 번식기에 사람 같은 울음소리를 내고 생존을 위해 음식물 쓰레기를 먹는 것이 인간 생활에 큰 불편을 초래한다고 생각된다면, 길고양이를 무조건적으로 포획하고 안락사 시키는 것 보다는 같은 생명체로서 그들과 공존할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우리들이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친구들은 길고양이 돌보기에 시간과 돈을 투자하고 있는 나를 보면서 동물보호단체에서 일하라고 농담 식으로 말한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우리 집 근처의 길고양이들 돌보기에도 벅차고, 동물들에게 내 일생을 바치고(?) 싶지는 않다. 혹시 모르는 일이다. 10년 후 그린피스 소속의 배를 타고 “고래를 보호하자”고 외치고 있을지도... -ㅁ-;;
<한국납세자연맹 사무처 김동옥 간사>
 댓글[5] |
| dikidogki [2009-05-21 15: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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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고양이를 기르시는군요! 저는 강아지가 더 좋지만~
최근에 고양이도 좋아졌어용~ 한번 길러 보고 싶은데~
나 하나 먹고 살기도 힘든지라.. =ㅠ= 나중에 여유가 생기면 길러 보고 싶어요!ㅋ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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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idsummer [2009-05-21 17: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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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주변에 길고양이가 많았는데 좋은 상식 얻어 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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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goa [2009-05-22 11: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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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에 대한 진지하고 사려깊은 마음이 조금이라도 올바른 방향으로 사회를 개선하고 개혁하는 첫 걸음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인류가 생존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키워드이기도 하구요. 슈퍼히어로의 기운이 느껴집니다. 쿠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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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mkim0216 [2009-05-22 14:3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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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 찬조출연은 뉴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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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hlee [2009-05-22 18:0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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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있을 때, 아기울음소리 내는 고양이 때문에 무서워서 잠 못잔 적 있음...그래도 고양이도 더불어 살아야 하는 것은 맞음...좋은 정보 감사합니다...퍼갑니닷!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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