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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부가가치세제는 가능한가?
지난 6월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는 ‘세제발전과 납세자권익 향상’이라는 주제로 정책토론회가 개최됐다. 납세자단체인 사단법인 한국납세자연합회가 창립 10주년을 기념 해 기획한 이번 토론회는 한국조세연구원과 공동주최, 한국세무사회가 후원했다.
유경문 한국납세자연합회장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원윤희 한국조세연구원장이 인사말을, 민주당 이용섭 의원과 이필우 납세자연합회 명예회장이 축사를 했다.
토론회 1부 주제는 ‘바람직한 세제 개선방안’, 2부 주제는 ‘바람직한 세제와 납세자권익 향상방안’이었다. 1부 첫 토론은 조세법학회 송쌍종 회장의 사회로 최원석 교수(서울시립대)가 ‘부가가치세제제도 선진화방안’을 기조발제 했다.
최 교수가 현행 부가가치세제의 문제점 중 핵심적 문제로 지목한 것은 ‘간이과세제도’와 ‘소액부징수제’. 최교수는 이와 함께 부가세제 운영에 있어 거래투명성을 높이고, 납세순응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몇 가지 아이디어를 내놨다.
간이과세 여전히 필요한가?
최교수가 지적한 간이과세제도의 문제는 여러 차원에서 발견되고 있다. 간이과세제부가가치세제는 당초 소규모 사업자의 기장능력이나 세무관리 능력을 고려해 납세순응비용과 징세비를 절감하기 위해 시행된 제도인 반면 시행 과정에서 ‘거래질서의 왜곡’과 ‘형평성 문제’ 등 적잖은 폐단을 불러왔다는 지적이다.
최교수는 “간이과세 대상사업자는 소규모 사업자로 남기위해 매출을 의도적으로 축소신고하는 경향이 짙으며, 이에 따라 과세표준이 음성화되는 문제점이 초래됐다”고 주장했다.
또 “세금계산서 미작성으로 세금계산서 수수질서를 어지럽히는 한편 일반사업자와의 조세 형평성 문제도 초래하고 있다”면서 “그동안 간이과세제도의 존폐여부를 둘러싼 논쟁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규모 사업자의 납세협력비용을 줄여주고 과세당국 입장에서도 징세비용을 절감할 목적으로 시행한 ‘소액부징수제도’ 또한 도마에 올랐다.
최교수는 “소액부징수제도는 소규모 사업자가 조세부담과 납세협력비용을 회피하는 수단으로 악용돼 결과적으로 과세표준 양성화를 저해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부가가치세는 자신의 물건(또는 용역)을 구매한 거래상대방이 낸 세금인데, 이를 과세당국에 내지 않고 자기가 꿀꺽하는 셈이라는 것. 최교수는 이와 함께 소액부징수제도에 따라 업종별 조세부담의 형평성 문제가 생긴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최교수가 정의한 간이과세제도와 소액부징수제도의 경제적 효과 및 문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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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 |
간이과세제도 |
소액부징수제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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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적 효과 |
-소규모 사업자 납세협력비용 감축
- 과세당국 징세비용 감축 |
- 소규모 사업자 납세협력비용 감축
- 과세당국 징세비용 감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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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적 효과 |
- 조세부담과 납세협력비용 회피
⇒ 과세표준 양성화 저해
- 일반사업자와의 조세부담 형평성 문제
- 업종별 조세부담 형평성 문제 |
- 조세부담과 납세협력비용 회피
⇒ 과세표준 양성화 저해
- 거래시 징수한 부가세액 납부하지 않는 문제
- 업종별 조세부담의 형평성 문제 |
“간이과세 단계적으로 없애야”
최교수가 간이과세제도 및 소액부징수제도의 해법으로 제시한 것은 모두 4가지.
우선 근거과세의 정착과 과표 양성화를 위해 중장기적으로 간이과세제도를 단계적으로 축소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다만 “현재 어려운 경제상황을 감안. 당분간은 현재 수준 유지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해법은 업종별 부가가치율 현행 3단계에서 일본(5단계)이나 독일(4단계)처럼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 아울러 소액부징수 대상자를 줄기차게 일반과세자로 유인하는 등 과세표준 양성화 정책을 지속 추진하는 한편 소액부징수 대상자라 하더라도 아예 납세의무 자체를 면제해주지 말고, 거래징수의무를 면제하는 방식을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직전연도 매출액을 기준으로 소액부징수 자격을 부여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최교수는 이와 별도로 “간이과세자의 경우 세금계산서상 공급가액과 부가세 세액 구분 표시를 하지 않으므로 납세자에게 부가세 탈루 인식을 준다”면서 “부가세 부담사실 및 매입세액공제를 받지 못하게 돼 부가세제 자체를 무력화 하는 측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최종 소비자의 경우엔 영수증 수취 필요성을 못 느끼게 되며, 이에 따라 납세의식이 저하되는 문제점을 낳는다”고 지적했다.
최교수는 “부가세제 운영에 있어 거래투명성 제고 및 납세순응비용을 절감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노력이 시급하다” 면서 ▲신용카드 단말기 서식 통일화 ▲영수증상 정보 표시 강제이행 의무 부여 ▲지키지 않을 시 가산세 부과 등의 대안을 내놨다.
최교수 발표 뒤 토론자들의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간이과세자 및 소액부징수 대상자들에 대한 최교수의 대안과 관련, 토론자들은 대체로 세수에 미칠 영향이 미미하고 징세비용 절감에도 큰 기여를 못한다는 쪽의 의견을 냈다.
다음은 한국조세연구원 홍범교 선임연구위원과 박명호 전문연구위원, 한국세무사회 산하 조세연구소의 김웅희 전문연구원의 토론 내용 요약.
◆ 김웅희 전문연구원 = 징세비용을 들이지 않고 과표 양성화를 확대하는 게 시급하지만 이는 세무대리 비용과 납세자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정부가 세무대리인에게 보조금을 지급하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 생각된다. 영세한 사업자는 저렴하게 세무대리 서비스를 받게 돼 보다 많은 세수확보, 거래 투명성 확대로 납세자간 형평성이 보장될 것이다.
◆ 홍범교 선임연구위원 = 간이과세제도 존폐문제에 대해서는 매출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없기 때문에 결론내리기 어렵다. 현재 신용카드이용의 활성화 등으로 점진적 매출이 양성화 되고 있으며, 현실적으로 당장의 폐지는 어렵지 않는가 생각한다.
소액부징수제 및 간이과세제도의 기준금액을 낮추는 게 바람직한지, 아니면 기준을 엄격 제한하는 게 바람직한지 등에 대해서는 장단점을 비교하고 결론을 내리는 것이 좋을 것 같다.
◆ 박명호 전문연구연구원 = 간이과세제를 폐지할 경우 탈루수치가 과연 줄어들 것인지, 간이과세자를 없앤다고 해도 세수가 과연 늘 것인지 의문이다. 개인적으로는 늘 것 같지 않다고 판단된다.
능력 없는 이에게 장부기장을 강요하는 것은 조세체제에 반감을 느끼게 만들 것이고, 오히려 안 좋은 인식만 줘서 국민의 납세의무를 전반적으로 낮출 수 있다고 본다. 독일의 그것과 보다 상세히 접목시켜 비교분석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프롤로그
바쁜 연맹 일정으로 정책토론회 참석은 매우 오랜만의 일 이었다.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토론회였기에 한국의 제도를 바꿀 수 있는 프로들의 정책토론회라는 점이 학창시절 참석했던 세미나나 포럼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자아냈다.
4시간 반가량의 토론회. 교과서나 신문, 방송 등을 통해서나 접할 수 있는, 약간의 고차원적 내용이라 100% 소화하기는 다소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공부할 시간이 제약된 형편에서 이번 토론회가 많은 도움이 된 건 확실하다.
보다 더 나은 세금제도를 만들기 위해 많은 학자들과 정치인, 전문가들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새삼 깨닫게 된 계기였다.
단 몇 번의 정책토론회가 납세자권익 증진에 도움이 되는 정책을 곧바로 도출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관계자들의 긴밀한 협력과 끊임없는 커뮤니케이션, 진정한 납세자권익 증진에 대한 열정을 생각한다면 이 분들의 노고는 언젠가는 분명한 결실을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보다는 더 나은 조세제도, 조세정책은 그래서 가능하다.
<KTA 정책홍보팀장 김주형>
 댓글[1] |
| midsummer [2009-08-05 15: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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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 쉽지 않은 내용인데 잘 정리된 글 잘 봤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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